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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달러구트 꿈 백화점 - 이미예

P.하루 2020. 10. 6.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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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구트 꿈 백화점 - 이미예

꿈에 대한 이야기를 동화 속 이야기처럼 재미있게 묘사해낸 작품이다. 꿈에 관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편이라 더욱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무의식에 가까운 꿈의 세계가 현실에 많은 영향을 주고 그것에 대한 감정이나 소회를 대금으로 지불한다는 설정이 마음에 들었다. 물론 깨고 나면 우리는 대부분 기억하지 못하는 꿈의 세계에 대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그래서 더욱 아름답고 신비하게 다가오는 것이 아닐까?

 

 

* 세 번째 제자

 조금은 쓸데없는 생각일 수 있겠지만 늘 세명의 사람에 대한 선택지가 있다면 대부분 세 번째의 사람만 현명하고 총명하고 가장 뛰어난 듯한 성향을 가지게 되는 듯하다. 삼 세 번이 적용된 건가 사람들의 생각은 다 비슷비슷 하가보다, 아무튼 유능하신 세 번째 제자님이 꿈의 세계를 접수(?)하고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아우를 수 있는 무의식의 영역으로 만들어내었고 그를 통해 인간들은 많은 것을 느끼고 깨달으면서 성장해 나갈 수 있게 되었다. 선구안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름 공감하게 된 부분이기도 하고 꿈의 세계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해피엔딩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 꿈의 세계

 이 세계의 대 전제는 잠에서 깨고 나면 의식적인 세계에서는 무조건적인 망각을 일으킨다는 점이다. 물론 무의식이라는 영역이 남아있기 때문에 간접적으로 꿈의 경험에 의해 우리는 영향받을 수 있다. 이 부분이 작가의 이야기에 빠질 수밖에 없는 결정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소설을 읽으면서도 나와의 접점을 발견하려 노력하는 편이기 때문에 현실성을 중요시하는 편이다. 신 기술도 아니고 실현 불가능한 부분도 아니고 그저 우리의 꿈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우린 알 수 없지만 그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라니 내게는 완벽한 짜임새로 다가온 부분이기도 하다. 역시 꿈과 현실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며 어찌 보면 우리를 치유하는 세계라고도 생각한다. 때론 숙면이라는 활동을 통해 몸도 마음도 푹 쉴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준다는 점에서 말이다. 때로 힘들고 지친 일이 연속으로 닥쳐와 도저히 이겨낼 수 없을 때는 잠을 청해 강제로라도 휴식시간을 만들면 그게 또 꽤나 도움이 되기도 하니까.

 

* 어떤 꿈?

 어떤 꿈을 꾸고 싶은가요? 내가 자주 꿨던 꿈부터 말해보자면, 주변 지인들이 주요 인물들로 등장하는 이세계물에 가까운 꿈을 자주 꿨다. 내가 느꼈던 그들의 무의식이나 습관 혹은 본심 등으로 이뤄진 사람들과 직접 마주하게 되는 그런 꿈. 어쩌면 그건 내가 바랬거나, 원치 않았던 현실을 부정하면서 만들어진 이미지와도 같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다. 어른이 되고서야 가끔 정말 영화 같은 꿈을 꾸는 것 말고는 잘 꾸지 않는 듯하다 (만성 수면 부족이라 그럴 수도 있겠다.) 사실 지금 꾸고 싶은 꿈은 아무런 생각 없이 즐겁게 마냥 친구들과 함께할 수 있었던 그 시절의 꿈을 꾸고 싶다. 의심도 기대도 이해관계도 없이 순수히 즐거웠던 그 마음. 뭐 어렸기에 가능했던 과거의 유산이라고 생각한다. 이런저런 배신과 실망 속에 지금에 이르게 되었지만 뭐 그것도 그거대로 좋다. 단단하고 강해질 수 있었으니. 그냥 현실과는 지극히 먼 달콤한 꿈을 꾸고 싶다. 비록 깨어나면 한 찰나의 순간처럼 스쳐지듯 잊히겠지만 말이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

* 데자뷔

 다른 말로 기시감이라고도 한다. 개인적으로 어린 시절에는 정말 자주 느낀 현상이기도 하다. 한 번은 강렬한 기시감을 통해 친구가 옆을 지나다가 책상에 놓인 책을 떨어뜨리는 것을 미리 예상하고 안 떨어지게 미리 잡았던 적이 있다. 우연이기도하고 어쩌면 순간적인 착각일 수도 있지만 나는 밤새 꿈을 꿨던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이런 소소한 재미라도 있어야 매일매일이 조금은 덜 지루하지 않을까? 실제로 인간의 무의식은 우리의 생각보다도 많은 것을 담고 있다. 의식 속에서 사라진 듯한 정보들도 결국에는 우리의 무의식의 기저에 숨어있어서 어떤 상황을 만들어낼지 예측하기는 어렵다. 이 말도 이전에 했던 것 같은 것은 데자뷔일까 아님 내가 말이 너무 많은 걸까. 거짓말처럼 꿈같은 이야기 실제로 겪고 싶다. 데자뷔처럼.

 

* 공대생 작가

 요즘 한국 문학들을 읽다 보니 공대생 출신 여류작가들이 많이 보인다. 정말 고무적인 일이 아닌가 싶다. 뭐라고 딱 나눌 수는 없지만 이공계생의 논리회로가 나는 좋다. 나도 뼛속까지 이공계인이기도 하고 말이다. 심지어 본 작품의 저자는 나와 같은 학교 같은 학과를 나온 '선배님'이라고 할 수 도 있다. 사실 누 군인가까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마도 나와 비슷한 시기에 학교를 다닌 분이 아닌가 싶다. 회사생활 끝에 이렇게 자신의 새로운 길을 찾아가는 것이 정말 멋지게 느껴지기도 했고, 심지어 이 작품이 첫 작품이고 몹시 성공적이기까지 하니 괜히 내 이야기처럼 뿌듯하기까지 하다. 후속작도 기대된다.

 

 작가의 꿈을 구체화해주는 작품이었다. 사실 글쓰기를 하고 싶긴 한데 워낙에 가난한 상상력이라 다 어디선가 듣거나 봤던 이야기들만 떠올라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 블로그 활동도 그것의 일환으로 시작했다. 소통이니 기록이니 이런저런 이유를 덧붙였었지만 결국 글이 쓰고 싶었던걸 지도 모르겠다. 지금도 내가 끄적여놓은 글들을 보면 그저 부끄럽기 그지없다. 하지만 나도 언젠가 이미예 작가님처럼 회사를 굳이 때려치우지 않더라도 내가 쓴 소설 한 권쯤은 가지고 싶은 꿈을 이루고자 하는 마음이 생겼다. 오랜만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꿈을 안겨준 작가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싶다. 

 그 후로도 계속 글은 써보고 아이디어도 떠올리려고 노력중에 있지만, 역시 쉽지 않은 일이다. 

"주문하신 꿈은 매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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