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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콘서트] 항연 : 김정운 교수 - 부산문화회관

P.하루 2021. 5. 27.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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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문화회관 - 김정운

 

 부산 문화회관 중극장에서 강연한 인문한 콘서트 <김정운 교수> 편. 김정운 교수에 대해서 알게 된 것은 그의 저서 <에디톨로지>였다. 사실 그 이전에라도 한, 두 번쯤 TV에서 봤던 기억이 어렴풋이 나기도 한다. 책을 통해 알게 된 그의 모습은 학계의 이단아에 가까웠다. 그는 이래나 저래나 소위 엘리트 코스를 밟으면서 살아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보통 그러한 사람들과는 다르게 생각하는 법을 알고, 또 자신의 선택과 도전을 위해 그것을 과감히 포기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라고 느꼈다. 그런 부분은 본받을만한 멋진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또 어느 순간순간은 솔직한 마음으로 후회하기도, 실수하기도 하는 그런 인간미까지도 멋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그가 말하는 행복과 관련된 이번 강연은 꽤나 감명 깊은 내용들로 구성되어있어 흥미롭게 들을 수 있었다.

 

  • 교수직을 그만두다

앞서 말했지만, 그가 교수직을 그만둔 것은 그에게는 큰 삶의 전환점이되었다. 뭐 누구에게나 그런 것은 큰 선택이긴 하겠지만, 스스로 그런 것들을 포기하고 그가 선택한 것은 일본으로 미술유학을 떠나는 것이었다. 지난 그의 행보와는 사뭇 다른 길이었지만, 하고 싶은 것을 위해 과감한 선택을 한 것은 정말 그의 의지를 높이 살 수밖에 없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누군가의 제자가 되어서 무엇인가 배우는 것, 그리고 홀로 타지에서 살아간다는 것.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그런 고생스러운 시간들이 그를 한층 더 성장할 수 있게 한 거름이 되었다는 것을 부정할 순 없을 것이다. 물론 감히 내가 무엇인가 평가할 입장이지도 않기에 언급하는 것조차도 조심스럽지만, 아무튼 나도 그를 닮은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 삶이 이야기가 되다

그의 선택에 따른 결과는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일본에 거주하며 겪었던 이야기. 태풍으로 인해 섬에 있는 자신의 집이 수몰된 이야기. 막상 한 개인에게 닥친다면 속이 쓰릴 수밖에 없는 그런 이야기들임에도 그는 웃으면서 말할 수 있었다. 물론 속이 정말 그렇겠냐만은, 나는 그의 의도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었다. 나 또한 아픈 상처들을 희화화하여 웃어넘기는 법을 이미 배웠으므로, 물론 쉽지 않은 과정이었고, 때로는 비 오는 날 쑤시는 무릎관절처럼 쑤시고 아프기도 하다. 그렇지만 결국 나의 과거 아픈 이야기들은 지금에 와서는 내 이야기의 한 부분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내가 가지고 있던 생각 그리고 겪었던 경험들, 어디엔가에 속시원히 말할 수 없었던 그런 부분들을 다른 이를 통해 들으니 심적인 위안을 받을 수 있어서 좋았다. 앞으로도 많은 이야기를 품고, 다른 이들에게 전해줄 수 있었으면 한다. 그래도 너무 심한 건 좀 참아줬으면 합니다. 신님아.

 

  • 행복의 방향성

그래서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김정운 교수는 삶을 감탄으로 뒤덮으라고 말한다. 그게 무슨 소리냐고 생각할 법도 하지만, 결국 우리는 나와 주변의 많은 것들을 칭찬하고 감탄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곧 행복을 위한 길이라고 하는 것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는 말처럼 주변을 감사하고 감탄할 일로 가득 채운다면, 결국 그것은 타인이 아닌 자신에게로 돌아오게 되어있다. 쉽지 않은 일인 것을 안다. 하지만 우리 모두 행복하고 싶어 하지 않는가? 조금씩 시도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강연이 끝나고, 부산시 소속의 공연단의 공연이 있었다. 주로 합창으로 구성되었던 공연인데, 일상에서 쉬게 접하지 못할 공연들을 감상하는 것은 언제나 행복한 일이다. 물론 이런 분야에서 나는 까막눈에 가깝기에 뭐가 뭔지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뭐 모른 들어 떠랴 듣고 보기만 하는 것으로도 충분히 아름담고, 감미롭다. 또 함께 간 이들과 이와 같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 또한 행복한 일이 아닐까? 물론 그분들이 얼마나 이를 이해하고 실천하는 것과 별개로 즐거운 일이다. 얼른 코로나가 끝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면 내 삶을 감탄으로 채우는 것을 다시 시작해야겠다. 뭐 지금도 상관없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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