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사 & 단상

[필사] 소년 - 윤동주

P.하루 2020. 11. 5.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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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 윤동주

여기저기서 단풍닢 같은 슬픈가을이 뚝
뚝 떠러진다。단풍닢 떠러저 나온 자리
마다 봄을 마련해 놓고 나무가지 우에
하늘이 펄처있다。가만이 하늘을 드려다
보려면 눈섭에 파란 물감이 든다。두손
으로 따뜻한 볼을 쓰서보면 손바닥에도
파란 물감이 묻어난다。다시 손바닥을
드려다 본다。손금에는 맑은 강물이 흐
르고、맑은 강물이 흐르고、강물속에는
사랑처럼 슬픈얼골―― 아름다운 順伊의
얼골이 어린다。少年은 황홀이 눈을 감
어 본다。그래도 맑은 강물은 흘러 사
랑처름 슬픈얼골―― 아름다운 順伊의
얼골은 어린다。

 

 가을 타는 소년의 외로움과 풋풋함이 전해진다. 가만히 누워 푸른 하늘과 단풍 진 산을 바라보다, 마음이 싱숭생숭하여 하늘에 붕 뜬 듯하다 정신을 차리려고 노력해보다, 자신의 손바닥을 하늘에 포개어 바라본다. 가만히 집중해서 쳐다보니, 결국 좋아하는 소녀의 얼굴이 떠오르고, 그것을 지우려 눈을 감아보지만 끝내 떠오르는 것을 막지 못하고 그녀를 그리워하고 있는 모습이 그려진다. 

 마침 나도 비슷한 생각을 하던 찰나에 <소년>을 감상하게 되니 소년의 마음이 어떤지 바로 와 닿는다. 이제는 닿을 수 없게 된 나의 떨림일 뿐이겠지만, 아련하고 먹먹함만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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