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 윤동주 잃어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길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풀 한 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담 저쪽에 내가 남아 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방황하는 화자의 마음이 잘 담겨져있는 시라고 생각한다. 어디를 향해야할지, 무엇을 찾아가야할지 전혀 알 수 없는 체로 길을잃어 헤메고 있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나름대로 돌담, 돌 등을 이정표삼아 길을 찾으려 하지만, 담이라는 공간을 나누는 제약으로 인해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