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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사 & 단상 21

[단상] 아프간 난민

최근 아프간 미군 철수에서부터 시작된 사건들이 줄지어 나타나고있다. 이와 관련되어 하고싶은 말은 많지만, 일단은 우리나라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아프간 난민 수용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한다 . 처음 소식을 접하고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본 주류의 반응은 "우리먹고 살기에도 바쁜데 무슨 난민이냐?" 라는 의견을 바탕으로, 난민수용의 부정적인측면이 우세했다. 나도 솔직히 마구잡이식 난민수용에는 동의하지않는다. 한국의 문화와 사회를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수행할 수 있는 이들을 선별하여 받아들어야 할 것이고, 추후 문제 발생시에도 엄격한 기준을 통해 관리해야할 것이다. 사실 난민들을 수용했던 세계각지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보면 겁이나는 것도 사실이다. 소위 '아프간 난민' 이라고 불리는 이들은 한국 대..

- 필사 & 단상 2021.08.26

[필사] 길 - 윤동주

길 - 윤동주 잃어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길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풀 한 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담 저쪽에 내가 남아 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방황하는 화자의 마음이 잘 담겨져있는 시라고 생각한다. 어디를 향해야할지, 무엇을 찾아가야할지 전혀 알 수 없는 체로 길을잃어 헤메고 있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나름대로 돌담, 돌 등을 이정표삼아 길을 찾으려 하지만, 담이라는 공간을 나누는 제약으로 인해 현..

- 필사 & 단상 2021.04.06

[필사] 또 다른 고향 - 윤동주

또 다른 고향 - 윤동주 고향에 돌아 온 날 밤에 내 백골이 따라와 한 방에 누웠다. 어둔 방은 우주로 통하고 하늘에선가 소리처럼 바람이 불어온다. 어둠 속에 곱게 풍화 작용하는 백골을 들여다보며 눈물짓는 것이 내가 우는 것이냐? 백골이 우는 것이냐? 아름다운 혼이 우는 것이냐? 지조 높은 개는 밤을 세워 어둠을 짖는다. 어둠을 짖는 개는 나를 쫓는 것일게다. 가자 가자 쫓기우는 사람처럼 가자 백골 몰래 아름다운 또 다른 고향에 가자. 바로 떠오르는 이미지는, 죽어서 고향에 돌아온 혼과, 죽어서 돌아온 육신이 조우하는 장면이 떠오른다. 아쉬움과 슬픔으로 쉬이 떠나지 못하고, 자신의 죽음을 거부하는 이미지. 끝내는 자신의 상황을 인정하고, 떠나가는 모습이 그려진다. 쫓기듯 떠나가지만, 한편으로는 홀가분함도..

- 필사 & 단상 2021.01.15

[필사] 눈 감고 간다 - 윤동주

눈 감고 간다 태양을 사모하는 아이들아 별을 사랑하는 아이들아 밤이 어두웠는데 눈 감고 가거라 가진 바 씨앗을 뿌리면서 가거라 발부리에 돌이 채이거든 감았던 눈을 와짝 떠라 단순히 느껴지는 이미지만을 이야기해본다면, 태양과 별은 꿈과 목표에 대한 기대와 실행력을 지닌 사람들에게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목표를 향해 나아가 볼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꽃이 피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씨앗과도 같이 기대만큼 바로 눈에 띄는 성과라던가 보상이 생기지는 않겠지만, 언젠가 꽃이 만개하여 충분한 성취를 얻을 그때를 향해 우직하게 나아가는 것을 바라는 듯하다. 그렇게 나아가면서도 돌이라는 장애물이나 순간적인 방해에 부딪히게 된다면, 그때는 눈을 떠 위험을 제거하기를 권하고 있다. 역시나, 또 조국의 독립과 광복을 이야기..

- 필사 & 단상 2021.01.05

[필사] 슬픈 족속 - 윤동주

슬픈 족속 흰 수건이 검은 머리를 두르고 흰 고무신이 거츤 발에 걸리우다. ​ 흰 저고리 치마가 슬픈 몸집을 가리고 흰 띠가 가는 허리를 질끈 동이다. 흰 수건, 흰 고무신, 흰 저고리, 흰 띠 모두 상복을 상징하는 듯하다. 간결히 정돈된 단 네 문장에 장례식에서 슬피 우는 이들의 모습이 한순간에 그려진다. '발에 걸리우다'라는 표현을 통해 발길이 체 떨어지지 않지만은, 슬픔을 이겨내고 의연히 마음을 추스르려는 의지가 느껴진다. 유난히 윤동주시인의 작품에는 죽음, 좌절과 같은 어두운 이미지가 자주 활용되는 편이지만, 항상 그것을 이겨내고 무언가 바꾸어 놓으려는 의지가 함께 엿보여서 좋다. 한의 정서를 그대로 품으면서도, 항상 포기하지 않는 의연한 모습을 배울 수 있어서 더욱 좋은 듯하다. 나는 지금 슬픈..

- 필사 & 단상 2020.12.31

[필사] 십자가 - 윤동주

十字架 쫓아오든 햇빛인데 지금 敎會堂 꼭대기 十字架에 걸리였습니다。 尖塔이 저렇게도 높은데 어떻게 올라갈수 있을가요。 鐘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데 휫파람이나 불며 서성거리다가、 괴로왓든 사나이、 幸福한 예수․그리스도에게 처럼 十字架가 許諾된다면 목아지를 드리우고 꽃처럼 피여나는 피를 어두어가는 하늘밑에 조용이 흘리겠읍니다。 햇빛을 바라고, 쫓아왔지만 장애물(십자가)에 걸렸다. 얼른 해결하고 싶지만 현실이 녹록지 않은 상황임을 말하고 있다. 문득 그 대상이 십자가임을 깨닫고, 예수 그리스도처럼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원하는 바를 이루고자 하는 마음이 달려있는 듯하다. 윤동주의 작품을 보면 신앙심이 꽤나 깊은 듯하다. 특정한 종교가 없는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영역이긴 하지만, 오죽 현실이 답답했으면 그랬을까 하..

- 필사 & 단상 2020.12.23

[필사] 무서운 시간 - 윤동주

무서운時間 거 나를 부르는것이 누구요、 가랑닢 입파리 푸르러 나오는 그늘인데、 나 아직 여기 呼吸이 남어 있소。 한번도 손들어 보지못한 나를 손들어 표할 하늘도 없는 나를 어디에 내 한몸둘 하늘이 있어 나를 부르는 것이오。 일이 마치고 내 죽는날 아츰에는 서럽지도 않은 가랑닢이 떠러질텐데…… 나를 부르지마오。 어딘가로 끌려가는 듯한 절박함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마치 스스로의 명이 다해감을 알고있고, 그 숙명에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마음. 한과도 같은 마음이 작품 곳곳에 서려있다. 아직 자신에게 남겨진 사명을, 떠나고 싶지 않은 마음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저항하고있지만, 어느정도 체념한 마음도 숨어있음을 엿볼 수 있다. 절기상 서럽지도 않은 가랑잎이 떨어지는 시점은 일을 마칠 수 있는 봄이 지난 다음이다...

- 필사 & 단상 2020.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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