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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몬테크리스토 - 더뮤지컬라이브

P.하루 2021. 6. 1.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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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테크리스토 - 더뮤지컬라이브

 GCV 와의 기획으로 제작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본 공연을 보고 싶었지만 이런저런 상황으로 인해 보지 못했던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작품은 알렉상드로 뒤마의 '몬테크리스토 백작'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이다. 물론 많은 내용들이 극적으로 각색되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원작의 암울하고도 허무한 분위기가 더 마음에 든다. 한국식으로 다소 과하게 각색되면서 TV에서 나올법한 막장드라마가 연출되기도 하지만 사랑으로 용서한다는 해피엔딩도 나름대로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짧은 호흡으로 마무리하려다 보니 많은 주요 서사가 생각되어있기도 한다. 배신과 복수라는 기본 플롯에 충실했고 거기에 용서를 더해서 교훈(?)을 만들어 보려 한 것이 느껴졌다. 뮤지컬 배우 카이가 몬테크리스토 백작 역을 맡았는데, 탁월한 노래실력을 잘 보여준 듯하다.

 

  • 돈 명예 그리고 사랑

 작품에 등장하는 악인 3명은 각자의 목표인 돈, 명예 그리고 사랑을 위해 한 남자를 함정에 빠뜨린다. 아무것도 모른 체 약혼녀와 장밋빛 미래를 꿈꾸다가 나락으로 떨어지는 주인공을 보며, 사람이 악의가 끝없을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나의 악행이 나에게 다시 돌아올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렇기에 자신의 행동을 조금이라도 돌아봐야 한다는 주의인데, 많은 사람들이 결코 자신에게 나쁜 일이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라도 하고 있는 것인지, 세상엔 생각보다도 많은 사람들이 아무렇지 않게 다른 사람에게 위해를 가한다. 단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뭐 솔직히 말해 요즘 세상에 권선징악 같은 건 없다고 하는 게 더 맞는 말이라는 생각도 들긴 한다. 궁금하긴 하다. 그렇게 해서 얻은 찝찝하고 불온한 성공이 과연 정말로 기쁠까? 아니면 그 당사자는 그러한 선택 자체가 정의롭고 합리적인 선택이었다고 믿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 배신과 복수 그리고 용서

 참으로 기구한 팔자인 주인공이었지만, 결국 기연을 만나 성공하고, 복수에도 성공한다. 그리고 원작과는 다르게 용서까지 하는 대인배적 면모를 보인다. 어쩌면 그게 맞는 방법인지도 모른다. 복수는 통쾌하지만 허무하다. 이미 목적지가 파멸을 향해있다. 물론 복수를 끝내고 새로운 시작을 할 수도 있겠지만, 상대를 진심으로 용서할 수 있다면 정말 깔끔한 결말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아직 많은 이들을 용서하지 못했다. 물론 내가 겪은 많은 상황들이 이렇게까지 화내고, 상대를 외면해야 할 일은 아니었지만, 어떻게든 내게 직 간접적으로 피해를 준 사람들을 마음에서부터 용서하는 것은 쉽지 않은 듯하다. 뭐 그렇다고 그것에 얽매여있지는 않기에 지금 이상태로도 나쁘진 않은 듯하다. 뭐 언젠가는 나도 모두를 용서하고 진짜로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게 될 날이 오겠지.

 

  • 정의로움

 정의로움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지만 간단히 짚고 넘어가려고 한다. 대부분의 인물이 정의라는 거리가 멀다. 결국 개인이 처한 상황에 따라 자신의 목적과 이익을 위해 행동했을 뿐이다. 뭐 그렇다고 해서 그런 것까지 억지로 객관적인 정의를 강요할 수는 없지만 아쉬운 부분이긴 하다. 아무튼 정의를 실현하는 데에는 결국 막대한 힘이 필요하다. '힘없는 정의는 약자의 궤변'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어쩌면 세상은 공평하지도 정의롭지도 못할지도 모른다. 아니 그런 세상이다. 뭐 어쩌겠는가, 결국 살아가야 하는 건 우리다. 그것을 극복하던지, 아니면 어쩔 수 없는 것을 인정하고 다른 방법을 모색하는 것도 방법이다. 나는 강해지는 것을 택해서 여러모로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편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분명 즐거움은 존재한다. 뭐 사실 딱히 그렇게 정의롭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말이다. 하고 싶은 말은 뭐가 됐건 일단 성공하고 보자는 것이다. 아니면 그 가능성이라도 충분히 발산해놓아야 삶이 편해진다.

 

  • 복수에 대한 단상

 복수를 성공하는 몬테크리스토 백작을 보며, 이런 생각을 해봤다. '복수라는 상자를 열 수 있는 열쇠는 힘이고, 그 상자를 열고나면 그 안 어딘가에 용서라는 것이 숨겨져 있는 게 아닐까?' 그게 불가능하다면 억지로  그 상자를 부셔버리고 그 안에 있는 다른 나의 감정의 파편들을 추스르는 방법도 있고, 그렇게 용서라는 것을 찾게 되는 경우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들의 복수를 성공하지 못한다. 또 그것을 알기에 악인들은 계획적으로 약자들의 삶을 망가뜨린다. 돈 때문에 때로는 재미로. 나는 그러한 것들을 참을 수 없다. 하지만 솔직히 내가 할 수 있는 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렇다고 해서 무작정 당하지는 않고, 어떻게라도 내게 해를 끼치려는 사람들에게 작은 생채기라도 내려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도 나름 함부로 대하지 못한다. 그들에게 유린당하지 않기 위해 어느 정도는 자신을 방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놓을 필요도 분명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몬테크리스토 백작'과 관련된 이야기를 처음 접한 것은 옛날 소프트맥스라는 회사의 컴퓨터 게임 '서풍의 광시곡'을 통해서였다. 게임이다 보니 훨씬 더 자극적이고 강렬하게 표현되어있어 마음에 들었다. 뮤지컬에서 표현된 내용이 다소 개연성이 부족하고, 한국적인 요소가 많이들 어가 있어 조금은 아쉬움이 남았지만, 무대라는 한정적인 부분에서 전체적인 것을 표현한 것은 나름대로 잘 표현해낸 것이라고 생각한다. <몬테크리스토>를 시작으로 영화관에서 개봉되는 뮤지컬 무대들이 점차적으로 상연되고 있다. 지방민으로서는 몹시 환영할 만한 일이고  좋은 공연을 볼 수 있게 되어 기대되는 부분이다.

 

정의는 갖는 자의 것, 사랑은 주는 자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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