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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인체재활용 - 메리 로취

P.하루 2020. 9. 24.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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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재활용 - 메리 로취

 말하기 터부시 되는 인간의 시체를 소재로 하는 책이다. 초기엔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상당히 난감한 부분이 있어서 어렵게 느껴졌으나, 작가 특유의 유머 코드라던가, 몰랐던 사실을 흥미롭게 풀어나가는 부분이 꽤나 재밌었던 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 전체에 어둡고 음울한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보통 시체에 의미를 부여하는 경우가 대다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내게 있어 시체는 죽어버린 '것' , 끝나버린 '것'이라고 생각한다. 거기에 얽매여 산 사람들의 에너지를 낭비할 필요가 없다고나 할까...

 내용은 계속 실험이라거나 '시체'를 바라보는 관점과 사용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생각보다도 많은 곳에서 다양하게 사용되어, 추후 나는 죽더라도 기증 같은 것은 하지 않을 것이다!. (죽어서도 눈을 감지 못할 것 같아) 혹자는 죽어버리면 모든 게 끝인데 좋은데 사용하자라고 할 수도 있으나 이건 기분 문제가. 그냥 그러기 싫다. 내 맘이다.

 작가가 저널리스트 출신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적당히 흥미를 유발하는 장점이 있지만, 내용을 깊게 파고들지는 못한다는 느낌이 든다. 굳이 너무 깊게 파고들 필요는 없어서 일까? 아무튼 독자에게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또 생각해보게끔 하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 '시체'에 대하여
 내게 있어서 시체란, 앞서 말했듯. 이미 '끝나버린 것'이라는 느낌이다. 거기에 얽매일 필요도, 지나치게 슬퍼할 필요도 없는.. 물론 무섭긴 할 것 같다. 그리고 굳이 보고 싶지는 않다. 이런 생각을 하면, 나 자신이 무섭게 느껴질 때가 있어서.. 찝찝한 느낌.


- '영혼'에 대하여
 나는 아직도 영혼이 있다고 믿는다. 그래야만 생명의 존엄성이 지켜질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우리는 모두 특별하다, 그래서 그로써 존중받을 수 있는 대상들이고, 그 모든 것은 '영혼'이라는 매개체를 바탕으로 이뤄진다. 나는 영적 세계가 몹시 궁금하며,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좋아한다. 근데,, 뭐 결국 생각만큼 아름답진 않을 것 같다. 그래서 '영혼의 힘'을 키워야겠단 생각을 한다. 곧 '생각' 이 영혼의 힘이 될 것이라고 느낀다. 정답은 알 수 없다. 왠지 그럴 것만 같고, 그래야 할 것 같다.


- 죽음은 결국 순환
 마지막에 나오는 시체 퇴비 관련 이야기는 흥미롭다. 그래, 결국 무덤이니 화장이니 할 것 없이 저렇게 빠르게 강제로 자연으로 환원시키면 모든 건 깔끔할 것이다. 물론 반향이 작지는 않겠지만.. 어쩌면 필요한 일일 수 있다. 직접적으로 저런 이미지만 들키지 않는다면.. 뭐 이기적 이게도 나는 저렇게 하기 싫지만.. 시스템적으로 강제된다면 어쩔 수 없겠지..


 결국 다소 무거운 이야기가 된다. 그렇지만 역시 피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보다도 많은 사람들이 죽음에 대하여 담담하게 이야기할 수 있기를 바란다.

 

추락할 때 살아날 확률이 높은 부분은 앞쪽인가, 뒤쪽인가?
그는 참을성 있게 대답한다.
"그건 어떤 식의 추락이 될지에 따라 다르죠."
말을 바꿔 묻는다.
"어디든 마음대로 골라 앉을 수 있다면 어디에 앉을 거예요?"
"1등석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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