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인 동시의 그의 인생관이 담겨있는 자전적인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뭐 사실 내가 읽어본 하루키의 작품이라고 해봐야, '노르웨이의 숲' ,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 , '반딧불이' 정도? (대표적인 초 현실적인 서사를 이루는 작품들.. 어쩌다 보니)이지만, 사실 처음 그 책들을 읽었을 때에는 거의 이해하지 못했다. 왜 이렇게 세상은 우울하고, 삶에 있어 희망은 역시 없는 건가? 하는 마음으로 불쾌함이 주를 이뤘다. 이게 불과 5~6년 전이긴 하지만, 그때의 내가 이해하기엔 너무 어려웠던 것 같다. 하나 지금 하루키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이 작품을 통해서 알게 되고, 그에 더해 스스로 많은 성찰을 하게 된 후에야 그의 작품들이 어떠한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했는지 어렴풋이나마 이해하게 된 듯하다. (물론 아직도 온전히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스스로 해석을 할 수 있다는 것에 의의를 두자)
*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가끔 생각해본다, 소설가가 될 수 있다면 (능력이 출중하고 말고를 떠나) 도전해볼 건가?라는 생각.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답은 'NO' 다. 매력적이긴 하나. 나는 그러한 재능은 절대적으로 없는 것 같다. 오히려 책에서 말하는 효율과 계산을 중요시하는 타입이라 대부분의 것들을 놓칠 거 같다. 매력적인 직업으로 보인다, 자유롭고, 얽매이지 않으며, 프리랜서로 자유로움이 많아 보이는, 그렇지만 본질로 파고들면, 끊임없이 자기 자신과 싸워야 하는, 그리고 또 이겨야 하는 그런 어려운 환경 속에서 생존해야 하는 극한 직업이 아닐까?. 난 별로 하고 싶진 않다. 언젠가 늘그막에 정말 편한 마음으로 낙서나 끄적여보고 싶다.
* 보여주기 위한 성공
하루키에게 늘 따라다니는 질문 중 하나가 문학상과 관련된 이야기이다. 정작 자신은 그렇게 관심이 없어 보이는데, 오히려 상이라는 권위를 권력 삼아, 끊임없이 괴롭히고 있는 형세다. 정작 당사자는 자신이 설정한 도전을 갈구하고 있는데 말이다. 사람은 누구나 권위를 빌려 자신의 성공을 입증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번쯤은 해볼 것이다. (뭐 돈이니, 명예니, 권력이니 등등 모두를 포함한 것을 권위로 여긴다.) 나 스스로 좋고, 만족하고 있으면 그 만인 것들.. 또 다른 누군가는 그것이 곧 삶의 목적인양 끊임없이 갈망하기도 하고, 자신이 가지지 못했기 때문에, 타인을 폄훼하기도 하며, 비교하기를 멈추지 않으며 살아가는 듯하다. 얼마나 슬픈 현실인가.. 어차피 대부분은 그런 사회적 권위를 지니지 못한 채로 각자의 삶을 마감할 가능성이 더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생 닿을 수 없는 것들 때문에, 현재 자신의 삶을 불태워가며, 오히려 남들의 빛을 더 욱 밝혀주고 있는 것을.. 나 또한 그런 적이 있었지만, 이젠 나 스스로의 발광에 만족하며, 일상 속에서의 변화를 즐기며 살아가고 있다. (어느 정도는...) 아무튼 안타깝다. 각자 자신 스스로를 돌아보고, 자신의 아름다움을 찾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 오리지널리티
정확히 어떤 표현이 어울릴지는 모르겠지만, '나 다움을 어떠한 방식으로도 표현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슷한 것, 모방하는 것은 많을 수 있지만, 그것의 원류는 OOO라고 말할 수 있는 그 무언가가 아닐까 싶다. 나는 나 자신이 오리지널이 되도록 본의 아니게 많이 노력한 듯하다. 뭐 솔직히 좋은 것보다 나쁜 게 많다는 건 안다. (그렇다고 해서, 법을 어기거나, 사회의 미풍양속에 저해되지 않는다. 다만 반골기질이 강할 뿐). 대부분은 나라는 사람을 보면 '아 그 녀석' 하고 뭐라 표현할 수 없지만 나라는 고유의 아이덴티티, 즉 '오리지널리티'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어째 살다 보니 형성된 거다. 절대로 원해서 된 게 아니다!. 좋은 방향으로 발전시켜야 할 부분일 것이고, 내 주변에서도 보다 많은 '오리지널' 들이 함께 지내며, 소통했으면 하는 작은 바람을 가져본다.
* 무엇을? 누구를 위하여 작품을 쓰는가?
문학은 곧 문자라는 도구를 활용하여 '대화' 하는 소통의 한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어떠한 작품이든 지금까지 축척된 많은 역사적, 과학적, 사회적 사실과 지식들이 양분이 되어, 작가라는 배양기를 통해 숙성되어 나오는 게 아닐까?. 간단히 표제에 대한 답을 내리자면, 결국 자기 자신을 위하여 작품을 쓴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아팠던, 슬펐던, 그리고 힘들었던 이야기들 글로 하나둘 정리해보면, 나 만의 이야기에서 우리의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그렇게 비슷한 적이 있었던 사람들끼리 서로 힘이 되고, 위안이 되는 것. 크게 거창할 필요 있나, 누구에게라도 무언가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것이라면 그걸로 충분한 거지. 뭐. 그와 별개로 아직 내가 나의 이야기를 글로 쓰기엔 너무 부끄럽다. 새벽 2시 감상에 젖어 끄적인 글을 다음날 아침에 보는 기분이랄까. 천천히, 더 이상 부끄럽지 않게 될 때. 그때 나의 이야기를 써봐야겠다.
억지, 혹은 자의식 과잉으로 느낄 수 있겠지만, 국가와 시대를 초월해서 비슷한 삶 또는 사고/행동 방식을 지닌 사람들이 있다. 하루키 또한 그런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았다 (물론 내가 하루키를 닮고 싶은 걸로 하자 그 정도는 나도 안다) 지금의 나는 아무런 힘도 인지도도 없기에 사회에 영향을 미치기엔 너무도 보잘것없다. 하지만 이런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늘어난다면 정말 좋은 세상이 오지 않을까.. 이건, 좀 큰! 기대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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