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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TENET - 크리스토퍼 놀란

P.하루 2020. 9. 26.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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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테넷

 총 세 번 씩이나 봤지만.. 보면 볼수록 이해할 수 없는 내용들이 추가로 생겨났다. 물론 새롭게 보이는 것들도 있었으나 완전히 이해했다고 하면 그건 거짓말 일 것이다. 지금에야 많은 유튜버 혹은 리뷰어들이 내용들을 면밀히 분석해놔서 다들 알아볼 수 있겠지만 나는 개봉 첫 주에 연달아 봤으므로 그런 정보들은 전무하기에 가까웠고 그 덕분에 혼자서 많은 생각을 하면서 하나씩 곱씹어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내용은 시간여행을 다루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제는 다들 알고 있듯 '인버전'이라는 엔트로피의 역전 현상으로 인해 마치 시간이 반대로 흘러가는 듯한 현상이 발생하고, 그 결과 시간여행과도 같은 상황이 발생된다. (물론 그 인버전 된 대상 자체의 시간은 순행한다) 사실 과학적으로 면밀히 살펴보면 말이 안 되는 부분들이 많지만 그런 모든 부분들은 '미래 기술'이라는 이름하에 납득된다. '타임 패러독스', '할아버지의 역설' 등 많은 생각거리를 제공해주는 정말로 행복한 작품이라고 밖에는 말할 수 없겠다. 스토리 리뷰를 하고자 하는 것들은 아니니 영화를 보고 떠올랐던 생각들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 인버전 (엔트로피 역전)

 미래에 '인버전'이라는 기술의 이 작품의 발단이자 계기가 된다. 나는 나름 공대생으로서 일단 이러한 현상은 발생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에 오히려 더 흥미로웠다. 작품상 이러한 기술을 개발하고도 지구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 (자원고갈, 환경파괴) 등을 극복하지 못해서 인류의 조상들을 제거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니 다소 이해하기가 어렵다. 마치 타노스가 굳이 전 우주의 생명체를 반으로 날려버리려고 했던 것과 비슷하달까. 뭐 하여튼 인버전 기술이 개발된다면 그 활용처는 무궁무진해 보인다. 연구원들의 비명소리가 들리는 건.. 왠지 기분 탓인 것으로 해두자.  

테넷 - 사토르 마방진

* 사토르 마방진

 작품 내에서 상세히 설명해주지는 않았지만, TEN이라는 숫자에 큰 의미가 부여되는 듯했다. 마지막 최종 전투씬에서도 타임 리미트를 10분으로 설정하고 진행하는 장면을 통해 인버전 장치가 가동되는 시점에서의 개입이 가능한 부분은 딱 10분까지 인 것으로 추측해볼 수 있겠다. 그만 큼 TENET이라는 의미가 중요한 것으로 보였고, 이는 '사토르 마방진'이라는 요소를 작품 내에 자연스럽게 녹여놓은 디테일에 대한 찬사로 이어졌다.

 

*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결국 모든 것은 하나로 이어져있다'라는 것을 표현하려고 한 것이 아닐까 싶다. '인버전' 장치를 통해 미래는 그들의 과거를 바꿀 수 있게 되었지만, 기존의 과거와 현재는 끊임없이 미래의 공격에 저항한다. 이를 '한 사람의 인생'에 대입해 본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새로운 변화'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저항하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나이를 먹을수록 그런 보수적 태도의 경향성은 더욱 공고해지고 결국 다른 세대들과의 마찰을 일으키게 하는 계기가 되곤 하는 듯하다. 권태롭고 나태한 나는 '시간'이라는 자원을 급속히 고갈시키는 존재이기도 하며, 미래에서의 개입을 통해 그것을 바꾸고자 하지만 쉽지 않을 뿐이다. 결국 서로 간의 대화의 타협을 통해 적당한 합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겠다. 미래의 기준에서 볼떄 한 사람의 삶이든, 인류든 가지고 있는 가치관과 그 해악성은 동일하다. 쓰다 보니 정리도 안되고 장황하게만 떠들었는데, 뭐 결론은 "오늘 먹은 치킨은 내일의 살이 된다." 뭐든 적당히 하자


* 환경문제

 영화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내용은 아니지만 한 번쯤 생각해볼 문제있은 듯하다. 올해는 유난히 이상기후가 심각했다. 역대급으로 긴 장마기간이라던가 초대형 태풍의 연속 상륙 등 예측 범위를 벗어난 지구의 복수라고 보인다.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몹시 불편하고도 씁쓸한 뉴스가 가득하지만 현실적으로 딱히 신경 쓰고 있는 분위기는 아닌 듯하다. 특히 중국! 문제가 어떻게 해결되어야 실마리가 찾아질 듯한데, 그들의 주석께서는 자신의 권력 말고는 아무런 관심이 없어 보이시니 큰일이다. 지구 온난화에 대한 임계점이 10년 이내로 도달하게 되면 해수의 열팽창으로 인해 지구온난화는 급격히 과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견하고 있다. 테넷이 오기 전에 인류가 멸망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뭐. 나도 생각은 하고 최대한 환경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행동한다지만, 크게 안 와 닿는 것 또한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그저 후손들에게 미안할 뿐이다.

 코로나 상황에서의 상영으로 말이 많았지만 이러나저러나 놀란은 놀란이다 라는 생각을 하게 해 준 작품이다. 하지만 내 예상과는 달리 꽤나 많은 혹평들이 들리기도 하는 듯한데 본인들이 이해하지 못해서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 조금은 든다. 메멘토-인셉션-테넷으로 마무리된 느낌을 받지만 40주년에는 어떤 선물을 들고 올까 하는 기대가 앞선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테넷 자체도 완성된 작품이라기 보단 2편을 위한 밑밥이라는 느낌도 어느 정도 있어 테넷 2를 사심 가득히 기대해보기도 한다. (사실은 주인공의 후손이 사악한 미래세력이라던가 하는)

"What’s happened, happen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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