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시 & 공연

[전시] 에바 알머슨 - 행복을 그리는 화가

P.하루 2020. 9. 30.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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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바 알머슨 전시 - 부산문화회관

 마음이 따뜻해지는 그림체. 그녀의 작품을 보고 가장 처음 들었던 느낌이다. 사실 전에 말했듯, 작가나 유명인들의 이름을 잘 모른다. (특히 한국인이 아닐 경우 더더욱) 우스갯소리로 친구들끼리는 내가 알면 유명한 사람이라고 할 정도니 말 다했다. 사실 그녀가 누군지도 모른 채 전시회에 가서 작품을 감상했음에도 작품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느낌만큼은 제대로 잘 전달받은 듯하다. '따뜻함'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 작품의 이해

 사실 작품 자체의 퀄리티를 보자면, 부족한 감이 적잖이 느껴진다. 뭔가 엉성한듯하면서도 인물에 대한 묘사 자체가 사실주의와는 거리가 멀다. 물론 나는 예술적 감각이 제로에 수렴하는 사람으로서 감히 평가할 수는 없겠지만, 작품에 대한 느낌이 그렇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와는 대조적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방법이 참신하다. 그리고 그녀의 작품이라는 고유한 색체와 이미지가 확고하다. 그 점에서 대중들에게 인기를 끌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사실 저 때만 해도 예술이라는 것에 대한 가치를 지나치게 높게 잡고 있었고 무언가 숭고하거나 완벽한 상태의 작품만이 예술이라는 이름을 부여받을 것이라고 생각하던 시절이었다. 전시회를 천천히 둘러보고 나오니 결국 예술의 가치는 감상자로 하여금 깊은 곳에서부터 무언가를 느끼게 하는 것에 있다고 느끼게 되었다. 

 

* 조화로운 화려함

 그녀의 작품세계의 인물은 하나같이 엉성한 면모를 지니며, 또 가끔 보면 대충(?) 생겼다는 느낌도 받게 한다. 하지만 작품의 배경이라거나, 사물들을 볼 때에는 특유의 화려하고 디테일한 부분들을 느낄 수 있다. 사람의 머리, 옷, 풍경 등 인물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항상 조화로운 아름다움을 그리고 있고 그 사이에 인물은 희미하지만 강렬하게 그려진다. 자연스러운 친근함은 또 어떤가? 작품 감상을 하는 내내 따뜻한 평화로움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었다. 아이디어라던가 기법 자체는 어찌 보면 흔할 수 있고 누구나 생각할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그것을 이처럼 자연스럽게 표현해내는 것은 쉽지 않게 느껴진다.

 

에바 알머슨 - 엄마는 해녀입니다

* 해녀 이야기

 사실 국뽕(?) 요소가 적잖이 들어간 부분이 아닌가 하고 살짝 인상이 찌푸려졌었다. 하지만 그녀의 작품을 어느 정도 느끼고 나서는 그녀가 느끼는 조화로움, 함께하는 삶의 이미지를 비추어 봤을 때, 일정 부분 팬층을 겨냥해서 노린 부분도 있기야 하겠지만 그럼에도 중요한 것은 스스로가 중요시 여기는 가치를 직접 체험하고 느끼면서 표현해냈다는 것이다. 그런 진심이 전해져서 처음의 그 찌푸림은 부끄러움으로 바뀌었고 나 또한 가만히 서서 다른 것을 평가할 것이 아니라 그 삶 속에 들어가서 직접 마주해보는 도전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에바 알머슨 - 세종문화회관

 이런저런 이유로 꽤나 스트레스를 받고 있던 중, 힐링할 겸 전시회장을 찾았었다. 혼자 이런 문화생활을 하는 게 익숙지 않던 시절이어서 뭐든 다 어렵게만 느껴지기도 했지만 그냥 그 공간 안에서 작품을 하나하나 느끼는 것 자체가 많은 위안을 가져다준 듯하다 (물론 전시회장에서 소리 지르고 뛰어다니는 애들만 빼고)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따뜻함 과 조화로움' 이야말로 그녀가 전하려고 하는 메시지라고 생각하며 지치고 힘들 때마다 그 마음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보며 안정을 찾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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