病院
살구나무 그늘로 얼골을 가리고. 病院뒷
뜰에 누어、젊은 女子가 힌옷아래로 하
얀다리를 드려내 놓고 日光浴을 한다。
한나절이 기울도록 가슴을 알른다는 이
女子를 찾어 오는 이、나비 한마리도
없다。슬프지도 않은 살구나무가지에는
바람조차 없다。
나도 모를 아픔을 오래 참다 처음으로
이곳에 찾어왓다。그러나 나의 늙은 의
사는 젊은이의 病을 모른다。나안테는
病이 없다고 한다。이 지나친 試鍊、이
지나친 疲勞、나는 성내서는 않된다。
女子는 자리에서 일어나 옷깃을 여미고
花壇에서 金盞花 한포기를 따 가슴에
꼽고 病室안으로 살어진다。나는 그女子
의 健康이―― 아니 내 健康도 速히
回復되기를 바라며 그가 누엇든 자리에
누어본다。
화자는 마음의 병을 고치지 못해 병원에 온 듯하다. 그곳에서 쓸쓸해보이는 한 여인을 발견하고, 이내 그녀를 흠모하게 되는 듯 하다. 늙은 의사는 화자에게 병이 없다고는 하지만, 화자는 이미 상사병에 걸려버린 듯 하다. 그저 바라만 볼 수 밖에 없는 마음이 아련하지만, 다만 그녀가 빨리 낫고, 또 자신이 치유될 수 있는 것에 대해서 생각해보면서 마무리 되는 듯 하다.
학생 때 교과서를 통해 배울 때, 여인은 곧 화자 그 자신이라고 배웠었던 기억이 있는데, 지금 다시 봐도 자신 내면의 연약한 자아를 표현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억지로 강하고, 듬직하게만 보여야 하는 스스로에 대한 연민이자 자기 사랑. 스스로를 낫게 할 수 있는 건 의사의 연민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하나의 주체로 통합하는 과정에서만 치유될 수 있음을 묘사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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