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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퀘이 형제 : 도미토리움으로의 초대展

P.하루 2020. 11. 30.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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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이 형제 : 도미토리움으로의 초대展 - 예술의 전당

 예술의 전당에서 진행된 전시, 퀘이 형제는 미국의 쌍둥이 형제이자 스톱모션 애니메이터이다. 전시의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그로테스크하고, 초현실적인 느낌을 띄는 작품들이 주를 이룬다. 국내에선 다수의 전국을 돌며 자주 전시가 진행되기도 한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이 퀘이형제를 주제로 한 단편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적도 있다. 전시장 내부의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어두운 편이고, 보는 이로 하여금 다소 불편감을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이 다수 있었지만, 그만큼 작품의 디테일이 좋았고 인형이지만 꽤나 이입이 잘되어 불편함을 느낀 것인지도 모르겠다. 

퀘이 형제 : 도미토리움으로의 초대展

  • 초현실주의

 현대미술과 기타 다른 문화예술 부문에서 초현실주의에 대한 내용을 너무 자주 접하다보니, 이젠 초현실이 하면 인간적임을 벗어던지고 변화해가는 과정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만큼 일반화가 이뤄졌다는 느낌을 받는다. 또는 인간 본연의 원초적인 모습을 통해 사회의 규범을 뒤로한 채 욕망 그 자체를 구체화하여 표현하기도 한다. 뭐가 됐건 아직 내게는 불편한 이미지로 밖에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은 변하지 않다. 기회가 된다면 진정한 <초현실주의> 본연의 의미와 모습에 대해서 한 번 경험하고, 생각을 정리해보고 싶다. 

 

  • 퍼펫 인형

  꼭두각시 인형, 혹은 마리오네트라고도 불리기도 한다. 인형 중에서도 사람을 닮게 만들어서, 인형극을 하거나, 인형을 움직여 인형의 시선에서 서사를 진행할 때 활용된다. 본 전시에서는 다소 괴이한 분위기의 퍼펫 인형들이 등장한다. 우리는 그것을 보고 불편함과 동시에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다. 사람을 닮았기에 더 께름칙하지만, 그래서 더 집중해서 스스로를 투영시켜볼 수 있기도 한 매력이 있는 듯하다. 인간의 행동들과 유사하게 움직이는 퍼펫 인형을 통해 인간은 그들의 생각과 행동을 제삼자의 시각으로 재 구성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퀘이 형제 : 도미토리움으로의 초대展

  • 그로테스크 / 고어

 잔인하거나, 크로테스크하거나, 고어한 부분을 보면 우리는 불편감을 느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을 놓치지 않고 찾아보려는 이들이 더러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수요에 맞춰 스크린 너머, 퍼펫 인형, 그림, 만화 등 다양한 매체에서 이러한 주제를 다루는 편이다. 나 또한 가끔은 그런 부분들을 찾아볼 때가 있기도 하다. 사실 왜 보냐고 한다면, 스스로도 잘 모르겠다고 밖에 할 수 없다. 다만 생각해보자면, 어차피 이러한 매체들을 통해서 그려지는 부분들은 '비현실'의 영역이다. 우리는 이러한 비현실의 영역에서 '터부'시 되는 무언가를 만끽해볼 수 있는 경험을 시도해 볼 수 있는 것이고, 그를 통해 새로운 자극을 받아들이는 과정이 생겨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얼마간의 자극은 우리에게 적절한 긴장을 주기 때문에 그 느낌을 찾는 것이 아닐까? 마치 공포영화를 두려워하면서도 찾아보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퀘이 형제 : 도미토리움으로의 초대展

 

 혼자 전시를 관람했다면 상당히 무서웠을 만한 작품들이 많았다. 분위기 자체가 특이하기도 하고 작품들의 묘사 수준이 상당히 디테일하고 섬세했기 때문에 그 특유의 질감이나 느낌을 생생히 전달받을 수 있었다. 왜 굳이 아름다운 것을 표현하지 않고 과도한 초현실적 작품들을 추구하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확실히 저 정도면 예술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말해 '디스토피아'를 즐기는 편인 나이지만 이런 현실에 가까운 내용들은 보기 부담스러운 부분들도 있어 굳이 찾아가며 볼 만한 것은 아닌 듯했다. 이러한 개인적인 감상과는 별개로 우수한 전시라는 사실은 인정할 수밖에 없는 그런 전시였다.

 

"정지된 시간 속에서 영화적 공간을 충분히 음미할 수 있는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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