看板없는거리
停車場 푸랕에
나렷을때 아무도없어、
다들 손님들뿐、
손님같은 사람들뿐、
집집마다 看板이없어
집 찾을 근심이없어
빨가케
파라케
불붓는文字도없이
모퉁이마다
慈愛로운 헌 瓦斯燈에
불을 혀놓고、
손목을 잡으면
다들、어진사람들
다들、어진사람들
봄、여름、가을、겨을、
순서로 돌아들고、
'윤동주' 의 작품이라 그런지, '간판 없는 거리' 라는 제목에서 부터, 독립운동가들의 은밀하지만 결연한 의지로 독립운동을 실행하고 있는 것만 같은 분위기를 띄었다. 손님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호객을 위한 간판도 없는 거리에 모여 무언가 계획하고 있음을 묘사하고 있다. 그 주변 분위기 또한 티나지 않게 '손님'들을 도와주며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으로 모의를 행하고 있음을 보인다. 서로 맡은 역활과 직접 활동 할 수 있는 상황이나 여건은 다르지만, 그들이 원하는 것은 한 가지로 모두 같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시간이 지나도 이들의 큰 뜻은 굽혀지지 않고, 언젠가 올 그날을 위해 은밀하지만, 불철주야 바쁘게 준비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학창시절을 생각해보면, 나는 이런 시 자체를 느끼는 것을 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학교에서, 선생님이, 학원에서 오로지 문제를 풀기위해서 정해진 답을 찾아가는 과정. 그 과정에서 어떠한 재미도, 감회도 느껴보지 못했었다. 지금 이렇게 어쩌면 제 멋대로 일지 모를 해석과 감상을 하면서,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크나큰 기쁨이라고 생각한다. 틀리면 어떤가, 아니 또 좀 다르면 어떤가, 백명의 사람이 있다면 백가지의 또 다른 생각이 존재하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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