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간단한 감상평
->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를 여러 번 볼 만큼 좋아하는 이야기이다. 지금에도 뛰어난 영상미를 가진 작품이었다는 기억이 남아있다. 원작인 소설을 영화보다 늦게 봐서인지, 이미 묘사되는 장면들에 대한 이미지가 형성되어있어서 새로움을 다소 덜했지만 그럼에도 한 폭의 그림과도 같은 장면들을 상상해볼 수 있었다. 작품을 읽으면 읽을수록 새로운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철학적 깊이와 함께 독자로 하여금 새로운 흥미에 대한 자극을 느끼게끔 하는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Q. 파이처럼 당신 스스로가 이름을 만들어 본 적이 있는가? 혹은 가지고 싶었던 이름이 있는가?
-> 따로 이름에 대해서 생각해본 적은 없는듯하다. 막상 내 이름이라는 것이 남들이 부르는 것이지 나 스스로 자각하는 부분은 아니다 보니.. 그래도 별명은 이런저런 게 많았던 것 같은데, 누가 나를 어떻게 부르건 크게 신경 쓰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때론 오히려 그런 이미지가 누군가에게 선명하게 기억된다는 것이 더 좋기도 했다.
Q. 파이 아버지의 교육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호랑이와 염소) / 어린 시절 받은 교육 중 다소 과했다고 생각 되는 교육이 있는가?
-> 딱히 안전상의 문제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굳이 그렇게까지해야하는 생각이 들었다. 트라우마가 될 수도 있는 일을 굳이. 나이에 비해 과한 무관심에 더불어 과한 책임감을 지니게 되었다. 어느 정도 보호받았어야 하는 시기에 그런 안전감 없는 시기를 보낸 게 현재 성격에 많은 영향을 준 듯하다. 장단점이 있는 부분이지만, 확실히 빨리 어른스러운 성격이 된 부분은 차라리 빨리 겪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Q. 동물원은 필요한 곳이라고 생각하는가?
-> 어떤 동물들에게는 필요한 곳이 아닐까? 파텔의 말처럼 동물들이 무조건적으로 야생을 선호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사실 동물원이 계속 존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보장도, 동물들의 생명을 끝까지 책임질 수 있다는 보장도 없지만, 적어도 어느 정도까지는 동물들에게 안식처를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생각보다 더 열악한 지옥에 가까울 수도 있겠지만, 모든 것이 완벽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인간은 그들 자신의 생존과 번영 외에는 관심이 없다. 어차피 인간들을 위해 필요한 것이고, 그 속에서 동물들은 조금의 편의를 얻으며 '공생' 하는 정도에 불과하니, 동물원은 결국 '인간'에게 필요한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Q. P59 당신이 살 곳을 정할 때 가장 중요한 조건은 무엇인가? 그 한 가지가 충족되지 못해 거처를 옮긴 적이 있는가?
-> 활동 반경내에서 가장 효율적인 동선을 그릴 수 있는 위치 일 것.이지만, 그냥 주어진 환경에 맞춰서 사는 편이라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듯하다. 그리고 선택할 수 있다는 조건하에 미리 심사숙고해서 충분히 고민한 뒤에 결정할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중도에 원치 않는 이동을 할 일은 없을 것 같다.
Q. 태어나서 처음 만남 '신'은 누구였는가? 아직도 그 '신'을 믿고 있는가?
-> 딱히 신이라고 할만한 무언가를 직접적으로 느낀 적은 없지만, 불행과 시련이 내 의지를 비웃는 듯, 반복해서 닥쳐올 때 '그분'이 나를 보며 즐거워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지전능하면서도 인간들이 처절한 몸짓을 보면서 즐거워하는 존재' 그것이 나에게서 존재하는 신의 이름이다. 물론 아직도 그 관음증 환자는 존재한다고 믿으며 지금도 끊임없이 괴로워하는 나를 보며 즐거워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Q. 침몰 직전 파이가 느꼈던 것처럼 불길한 일이 일어나기 전 직감적으로 예감한 경험이 있는가?
-> 뭔가 사소한 일들이 과하게 잘 맞아떨어진다 싶으면 어김없이 큰 나쁜 일로 마무리가 된다. 그로 인해 때로는 불필요한 걱정을 하는 경우가 많이 생기기도 하지만, 또 그것을 무시하기엔 꽤나 주기적으로 일어나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런 기우 또는 기시감이 직감적으로 느껴지는 불안함과도 같은 듯하다.
Q. 하이에나를 두려워하다 호랑이 때문에 하이에나 생각이 사라진 것처럼, 큰 문제라고 생각했던 것이 더 큰 문제로 인해 잊힌 경험이 있는가?
-> 사고, 친구와의 절연, 회사생활, 투자손실 등이 생겨서 힘들었을 때, 그 자체보다도 그런 일이 계속 반복해서 생기면서 계속 그런 고통들만 반복될 것 같다는 느낌. 그것을 계속 이겨내고 극복해야 한다는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크고 작은 고난들을 이겨냈을 때 어김없이 찾아오는 새로운 더 큰 시련. 앞으로도 내 인생은 이런 일들로 가득 차있을지도 모른다고 느껴지는 막연함과 공포감과 관련된 기억.
Q. “나는 평온함에 휩싸였다” (p72)
평온함이나 충만감에 휩싸여본 적이 있나요? (종교적인 경험도 좋음)
-> 연속된 불행한 사건으로 버틸 수 있는 임계치에 이르렀을 때, 그 후에 그 모든 것들에 대해 마치 내 일이 아닌 것 같은 감정에 빠질 때가 있다. 그러면 다시 힘을 내서 일상으로 돌아가기 직전 평안함을 느낀다. 그러고 나면 한동안은 어떤 풍파에도 크게 휩쓸리지 않는 안정적인 마음을 지닐 수 있게 되는 듯 하다.
Q. 하이에나가 오렌지주스를 공격했을 때 만약 내가 파이라면 어떻게 했을까요?
-> 기회를 봐서 하이에나를 공격했을 것 같다. 그 당시 호랑이가 있는 줄 모른 상태였으니, 오렌지주스 다음에는 내가 공격당하는 것은 뻔한 수순이라고 생각한다. 차례를 기다리다가 당하는 것보단 뭐라도 시도해보는 게 맞는 듯하다. 할만큼 해서 나쁜 결과가 나왔으면 그 또한 운명이지 않을까?
Q. “어느 이야기가 더 마음에 드나요? 어느 쪽이 더 나은가요?” (p394)
(1) 어느 이야기가 더 마음에 드나요?
-> 동물 이야기가 더 마음에 든다. 만약 실제 사건이 사람들의 이야기라 하더라도 파이가 그 사건을 극복하기에는 너무 버거웠으리라 한다. 차라리 아예 환상 같으면서도 결과적으로 잘 헤쳐 나온 아무나 겪어볼 수 없는 동물이 나오는 이야기가 마음에 든다.
(2) 살면서 옳고 그름보다 마음에 드는 이야기를 선택한 적이 있나요?
-> 나 자신과 관련된 이야기는 아무래도 마음에 드는 이야기로 미화하고 추억하려는 경향이 강한듯하다. 어쩌면 집착과도 같았을 이전의 연애라던가, 친구들과 멀어진 이야기 등은 내게 괴로운 기억에 가까워, 스스로 어느 정도 미화된 기억을 가지고 있지만, 어차피 그 기억의 대상자들과 그 기억을 재회할 일 없으니 별 상관없어 보인다.
Q. 절대적이고 보편적이며 불변하는 진리에 대한 당신의 태도는 어떤가요? (있다/없다/모르겠다/상관없다)
-> 확실한 것은 한 가지도 없다 라는 게 곧 진리에 가까운 해답이라고 생각한다. 어차피 우리는 어떠한 것을 완전히 안다고 할 수는 없다. 더욱이 시시각각 변하는 시공간 속에서 모든 것에 대한 진리를 안다는 것은 불가능한 명제라고 생각한다. 다만 진리에 가까이 가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는 것이 우리의 소명이자 존재 이유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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