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수사> 곽도원 주연의 범죄 드라마. 내용상으로는 꽤나 평이한 느낌의 작품이었지만, 좋아하는 배우들이 다수 나오기에 넷플릭스를 통해 시청했다. 솔직히 말해서 작품성이 뛰어나다거나, 스토리가 짜임새 있지는 않았다. 그냥 평범한 킬링타임용 작품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그렇지만 '진정한 우정'에 대해서 다시 한번 깊게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했다. 작품과 별개로 출연배우들의 연기는 전반적으로 좋았다. 하지만 총체적 난국에 가까워 좋은 평을 내리기는 어려운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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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우정
작 중 '용배'와 '병수'는 죽마고우이자 정말 친한 친구로 묘사된다. 근데 실상 '용배'는 '병수'의 돈을 떼먹고 도망간다. 뭐 어릴 적 말했던 꿈을 위해서 라고는 하지만 이 과정에 있어 어떠한 상의나 합의도 없이 독단적으로 실행하고, 심지어 스스로는 물론, '병수'까지 위험에 빠지게 만들기도 했다. 과연 이 둘의 우정을 진정한 우정이라고 할 수 있을까? 영화에서는 어떻게든 결말이 좋으니까 좋은 거지라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내가 보기엔 이 둘은 남보다도 못한 사이로 보인다. 물론 이와 같은 우정을 논하며 술잔을 기울이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모두 허상일 뿐이었고 결국 자기 자신만을 위한 삶으로 다들 도망치듯 떠나기 바빴다. 그들 중 누군가들은 내게 책임을 전가하기도 하지만, 어찌 됐건 선택은 각자가 한 것이고 그것에 대한 대가로 각자가 짊어져야 하는 부분이다. 진정한 우정이란 마치 전설 속 이야기처럼 전해지는 이야기일 뿐이다. 뭐 그렇다고 해서 우리의 좋았던 시간까지 망치고 싶지는 않다. 비록 지금은 친구가 아니지만, 함께했던 시간만큼은 좋은 기억으로 남겨두고 싶다.
한 가지 반가운 소식이 있어서 기쁘긴 했다. 별것 아니었던 일로 끊어졌던 인연이 연락이 왔었다. 내심 기뻤지만, 막상 돌이켜보자니 같은 문제가 또 반복되진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뭐 아무렴 어떤가 원래 친구들끼리는 싸우고 풀고 하면서 끊어질 듯 끊어지지 않는 가느다란 인연의 끈을 길게 늘어트리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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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한국 범죄영화 대부분에서 등장하는 클리셰(?) 와도 같은 장소다. 국내의 범죄자가 도망가는 곳. 그리고 법적으로 치안이 보장되지 않는 곳, 그러나 또 막상 유명한 관광지들을 떠올려보면 사람들이 그 위험성을 간과하기도 하는 듯하다. 사실 뭐가 진실인지는 잘 모르겠다. 영화니까 극적인 장면을 위해서 그렇게 표현하는 것에 가까워 보이긴 하나. 돈이라면 눈 돌아가는 사람들에게 그보다 더 좋은 환경은 없어 보이기도 한 게 현실이다. 우리나라가 못 사는 시절에도 이와 같은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했을까? 생각해보니 적어도 그 정도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 차이는 총기 합법 여부와 갈려있는 듯도 하다. 뭐 이전의 독재정권들에 좋지 않은 시선들이 대부분이지만, 그래도 총기 규제와 범죄와의 전쟁을 완수한 것에 대해서는 업적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이다. 이야기가 좀 샜지만, 그래도 한 번쯤은 방문해보고 싶은 나라이기도 한 필리핀. 하루빨리 스스로 치안과 관련된 오명을 씻어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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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 경찰
한국 영화에 대부분에서 빠지지 않는 역할이 아닐까? 영화 속에서 대부분 그들은 무능하다. 그리고 부패했다. 물론 작품들의 배경이 되는 옛날에는 뒷돈이나 인맥으로 인해 다른 잣대로 처벌받는 일이 비일비재했던 것 같다. 요즘엔 어떨까? 뭐 크게 다를 거 같지는 않다. 어차피 월급쟁이 공무원, 안정감 때문에 많이 선택하게 된 직업이다. 그런 분들께 어찌 사명감이나 직업윤리를 요구할 수 있으랴? 물론 대다수의 경찰관은 그렇지 않다고 할 것이고, 나도 절대다수가 부패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계속되는 뉴스나, 인터넷을 통해 경찰(경찰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국가 조직은 총제적으로 부패하고 무능하다는 생각이 앞선다) 들의 면모를 보자면 참담하기 그지없다. 부패한 윗선이 그 조직을 무능화시키는 데에 가장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은 안다. 그렇지만, 그 조직에 속해서 시키는 대로만 했다는 것은 결국 같은 '조직원'으로서 동조했음이나 다름없다. 물론 정말 직업의식과 소명의식으로 가득 찬 참 경찰분들께는 이런 말 조차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하루빨리 어느 조직이든 정의가 우뚝 설 수 있는 세상이 왔으면 한다.
감상평을 작성하다 보니, 결국 작품 중 소재로 쓰인 부분들에 대한 비판적인 나용밖에 안 남은 듯하다. 이런 말하기는 좀 그렇지만, 여러 악평들이 빗발친 대로 작품성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나는 것이 아닐까 한다. 뭐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나쁘지 않았다. 어떤 작품이고 스스로 생각해볼 수 있는 화두를 던져준다는 것은 작품이 가질만한 최소의 조건을 갖춘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저런 비판들이 앞섰다. 반대로 나 자신에 대해서 떳떳한가?라고 묻는다면 자신 있게 대답할 수는 없겠다. 그렇지만 잘못된 건 잘못된 것이니 당신들도 나도 개심하여 보다 나은 어른이 될 수 있도록 서로에게 긍정적인 자극으로 작용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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