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기원과 발전, 왜 '호모 사피엔스' 만이 지구의 지배자가 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이야기. 개인적으로 내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견해와 전반적으로 비슷한 흐름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었다. 공상(=공통되는 상상)을 통해 사피엔스는 공동의 목적의 달성을 향해 나아갈 수 있었고, 그에 따라 발달된 문명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각 개인의 삶은 힘들어졌고 '종의 존속'을 위한 사피엔스의 역사는 이어져왔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생각한다. 과거로부터 이어져온 현재, 그리고 가까운 '미래'에 사피엔스가 당면할 이야기를 서술한다.
- 인지 혁명
성경(구약)과 관련된 이야기를 역사, 과학적으로 해석해놓은 느낌, 최근에 성경과 관련해서 뼈저린 사건들이 있었기에, 그전에 이 책을 먼저 읽었으면 어떨까 싶었다, 어차피 역사, 종교는 해석의 학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되게 재밌게 와 닿은 부분이었다. (분명 누군가들에겐 게거품 물 이야기가 되겠지만)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은 앞으로는 대홍수와 같은 멸망은 다시는 볼 수 없을 것만 같다. 어느 누구에게나 공평한 최대의 축복을 만끽해 볼 수 있었는데..
- 농업혁명
작가는 사피엔스 종의 역사에 대한 불행의 씨앗이 농업혁명에서부터 이뤄졌다고 말한다. 물론 피할 수 있었던 사건은 아닐 것이다. 내 생각으로는, 농업혁명 이후 사피엔스의 기본 욕망들 중 변화된 가장 큰 부분은 '지배욕'이 아닐까 싶다. 물론 추후 이는 다른 부분으로 변화될 것이지만, 당장 이 시점에서는 지배욕, 권력욕이 문명 발전의 기틀이 되어, 조직화되고 집단적 정착생활이 발달된 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 인류의 통합
그렇다 인류는 자본주의를 통해 '돈'이라는 유일한 신을 만들어냈다. (누군가들은 아니라고 말하지만 적어도 이 시점에서 그것을 부정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격동의 시기였지만, 어떻게 됐건 나름 지금의 사회는 안정화를 찾은 듯하다. (내가 보기엔 이제 곧 대변혁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모두가 좋은 차, 좋은 집, 맛있는 음식 들을 외치는, 그것만이 삶의 목적이 되어버리는 진귀한 광경을 보고 있노라면, 가끔은 내가 미쳐버린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기도 한다 (물론, 솔직히 나는 돈이 별로 없다. 앞으로도, 그래서 그런 승자 없는 광기로 가득 찬 전쟁터에서 빠져나와 관찰하기를 택한 것인지도 모른다. 뭐 어찌 됐건 남들만큼 살 정도로는 살 수 있겠지만)
초기득권들이 사회 유지를 위해서 적당히 돈을 풀어 우리 가녀린 개, 돼지들을 굽어살피길 바라는 수밖에. 뭐 그냥 모든 게 파국을 맞이하는 것도 재밌을 것 같긴 하다. 뭐 어쨌든 인류는 통합되었다. 이는 곳, 다시 있을 대 분열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내 남은 삶들 중 이뤄질지는 모르겠다.
- 과학 혁명
우리는 과학 혁명을 통해 자본주의를 공고히 할 수 있었고, 세계의 평화를 이룩할 수 있었다 (아직 뭐 작은 분쟁들로 인한 사망확률은 남아있으나, 교통사고 사망확률에 비하면 새발의 피라고 생각한다.) 뭐 그러한 과학 기술의 발달로, 사피엔스들은 기본적인 생존권 (기아, 병, 전쟁 등)을 보다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었고, 이에 따라 인구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되었고, 사피엔스 각자들은 이렇게 많은 개체 수 들 중에서도 '특별함'을 갖추고자 하는 욕망에 휩싸인 듯하다. (이러한 과시욕은 애초부터 존재했던 본능이라고 생각하지만, 모두가 먹고살만해지기 이전엔 꿈도 못 꿀 만한 것이었다. 생존권이 보장된 후 이런 욕망이 꿈틀 되기 시작한 것이라 생각한다.) 문제는, 이러한 욕망의 가치관이 사회 전반으로 퍼지면서, 더 이상 '사피엔스'는 '사피엔스'를 존중해주지 않기 시작하고, 개개인의 욕망의 실현을 위해서는 다른 대상들은 어찌 되어도 상관없다는 이기주의가 만연하게 되었다.
우리는 '사피엔스'에 의해 가축이 되어버린 많은 동물들을 상태를 알고 있다, 서로가 서로를 각 개체로 존중해주는 '척'만 하는 풍토가 바뀌지 않는다면, 향후 추가적인 과학 혁명을 통해 기술이 개발되더라도, 그 기술들을 '사피엔스'를 '가축' 화 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을까?. 인간은 악하다, 적어도 난 그렇게 생각한다. 악을 선택한 사피엔스가, 자신의 욕망을 위해 어떻게 행동할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어쩌면 이미 늦어버렸는지도 모른다.
책자체는 어려운 편에 속했다. 전체적으로 인간에 대해서 스스로 경고하고 생각해보라는 강렬한 메시지를 남기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불편할 것이고, 누군가는 종교적 신념에 의해 금서로 지정하고 싶어 할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이 모든 것은 기우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르고, 현생 세대의 교체 이후 진행될 일일지도 모른다.
나는 작가의 논지와 같다. '사피엔스'는 이미 스스로를 멸종시키는 방향으로 '진화' 이름으로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는지도..
"한 회사의 경제적 성공은
구성원들의 행복이 아니라
오직 은행 잔고의 액수로만 측정된다.
마찬가지로 한 종의 진화적 성공은
그 DNA의 복사본 개수로 측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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