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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 강력한 추천을 받아 보게 된 영화, 현재 넷플릭스를 통해 감상할 수 있다. 종말이라는 소재는 다소 식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자칫 뻔할 수 있는 이야기를 현대사회의 문제점들을 자연스럽게 녹아들게 한 훌륭한 블랙코미디였다. 영화에서는 다양한 사회적 문제들이 가벼운 듯 무게감 있게 다뤄지고 있다. 인종차별, SNS, 정치, 대중의 무지함, PC, 기득권, 언론, 모럴 해저드 등 너무 많은 풍자가 섞여있어서 이게 뭔 소리야?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지만, 흐름상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전개여서 어색함이 없었다. 작품 내에서 숨은 풍자 찾기 또한 새로운 재미를 더해주었다. 다만, 인류 위기상황이었다는 전제하에서 생기는 그들 행동의 파급력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며, 조금은 소름 끼치기도 했다. 여하튼 꽤나 재밌었고, 현대사회의 병든 부분과 가상의 종말에 나를 투영하여 간접 체험을 상상해볼 수 있었던 신선한 자극이 되었다. 또 처음에 디카프리오의 출연을 인지하지 못했었는데, 역시 놀라운 연기력으로 스크린을 채웠다는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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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멸망
작품에서의 인류 멸망의 수단은 혜성 충돌이다. 그 옛날 아마겟돈(영화)을 무사히 이겨냈던 인류였지만, 이번엔 속절없게 당하고만다. 대게 지구 멸망 = 인류 멸망이라는 표현을 쓰지만, 개인적으로는 인류가 없어져야 지구가 살아나는 것이라고 항상 꼬집어 말하고 싶다. 다만, <돈 룩업>에서는 종말을 받아들이는 인류의 모습을 어느정도 희화화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 언제나 그렇든 대중은 무지하고, 기득권들은 언제나 자신들만을 위한 탈출구를 마련하고, 뻔하디 뻔한내용이지만,그 속에 숨겨진 여러 인물상에 대한 풍자가 곁들여져서 신선했다. 사실 장난처럼 인류멸망을 떠들어 됐던 나였지만, 이번 종말(?)에서 만큼은 두려움이 일었다. 아무래도 나이들어가고 있는 것은 숨길 수 가 없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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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돈 돈
영화 내에서도 다뤄졌지만, 현대사회는 돈에 대한 광적인 집착으로 병들어있다. 분명히 어느정도 먹고살만해지고, 나름대로의 만족스런 삶을 영위할 수 있음에도, 무엇인가가 사람들을 아프게 만들어 버린듯 하다. 모두가 하나같이 돈 돈 돈 거리며, 끝 없는 심연으로 뛰어들고 있는 모습은 안타까움을 불러 일으켰다.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세계적인 부의 재분배와 평등을 추구한다면, 세상 모든 인류가 굶지않고, 삶의 여유를 누릴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아마도 대부분의 인간은 다른 누군가가 자신과 같은 행복을 누리는 것을 달가워 하지 않는 듯 하다. 때론 생각해본다. 돈의 종말이야말로, 인류의 구원이 될 수도 있겠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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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풍자
작품 구석구석에 정치적 풍자에 관한 내용을 일부 느낄 수 있었다. 케이트는 진저 차별, 오글소프는 흑인차별. 올린 대통령의 무능함 등 단순 풍자 일지 모르겠지만, 누군가는 또 저런 장면을 보고 발끈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앞섰다. 영화 후반부로 넘어가면 영화제목인 돈 룩업을 기준으로 두 진영으로 나눠지는 대중들을 보며, 현 코로나 시국에서 문제되는 대중의 무지와 언론의 문제, 또 이를 다시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상황까직도, 마치 SNL 쇼를 길게 늘어놓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 어쩌면 지금과 같은 세상에서는 정작 멸망이 도래했을 때, 이 영화와 비슷한 상황이 생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과거 풍자를 통해 문제점을 부각시키고 무언가 변할 수 있었다고 한다면, 지금에서의 품자는 그저 장난감에 불과한 듯한 느낌이 들어 조금은 씁쓸했다. 어쩌면 이제는 무엇도 바꿀 수 없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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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종말
영화를 보는 내내 들었던 생각이 어쩌면 우리 인류의 실제 종말 또한 머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어떤 방식으로 문제가 생길 것인지는 모르겠다, 다만, 어떤 한 종말의 단편이라도 우리 사회는 그것을 아무런 문제없이 받아내지 못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아니 ,어쩌면 또 다른 전쟁을 통해서 자신들의 멸망을 향햔 여정을 가속할지도 모르겠다. 사실 지구 환경 파괴에 따른 다른 종말을 논했다면, 뭔가 다른 모습을 보이지 않았을까 한다. 하지만 운석에 의한 충돌은 어쩌면 운명처럼 순응하게 되는 그런 상황으로 받아들여져 1% 미만의 확률에 희망을 걸었는지도 모르겠다. 매주 복권을 사는 것처럼 말이다.
영화의 결말은 다소 아쉽지만 덤덤하게 받아들여졌다. 조금의 속시원한 부분도 함께. 다만 기득권들이 차라리 해저 방공호를 건설하여 살아남는 다는 결말을 맞이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SF 작품들 대다수는 우주로의 도약에 너무 집중하는 경향을 보이는 듯 하다. 하지만 아직 인류는 지척에 있는 바다는 일부분밖에 확인하지 못했다. (어쩌면 바다탐사가 더욱 어려워서일지도 모르겠다.) 또 우리는 벌써 알고리즘의 늪에 빠져, 인간으로써의 이성을 상실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학기술의 발달은 인류에게 삶의 윤택함을 제공했지만, 결국 어느 한 임계점에서는 인류의 쇠퇴를 불러일으킬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엄습한다. 뭐 아직 나랑은 상관 없는 일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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