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서 & 영화

[책] 죽이고 싶은 아이 - 이꽃님

P.하루 2022. 1. 21. 21:23
반응형
 
죽이고 싶은 아이
 
 자극적인 제목에 이끌려 읽게 된 작품. (짧은 분량도 한몫했다) 읽는데 어려움이 없었고, 간결하지만 강렬한 문체로 몰입감이 상당했다. 주인공의 심리 묘사 또한 적절히 이뤄져있어, 대단원의 막이 가까워질 때까지도 혹시? 하는 마음을 가지고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에 비해 결말은 다소 맥없이 끝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뭐 의도했다면 그건 그거대로 새로움을 줄 수 있었던 부분이기는 하나, 기대가 과했던 탓인지 다소 아쉬움이 느껴지는 결말이었다. 상대적으로 웹소설과도 같은 짧은 호흡을 통해서 빠르게 이야기가 흘러가는 것은 요즘 트렌드를 잘 반영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 해결되지 않는 문제 - 따돌림
 무수히 많은 시도 (사실 뭐 제대로 된 해결책을 제시하고 조치했던 적은 없는것 같다) 에도 불구하고 청소년 따돌림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있다. 아니, 오히려 더욱 심화되었다고 보는게 맞을 듯 하다. 하긴 정작 성인이 되어서도 따돌림 문제를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 어쩌면 인간의 본능 깊숙한 곳에서 집단을 이루고, 그 집단을 유지하기 위해 희생양을 만드는 방식이 뿌리깊게 자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이는 사회 시스템을 돌아가게 만드는 필연적인 구조일지도 모른다는 위험한 음모론도 떠올려본다. 그 만큼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조금의 노력조차 하지않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분명 지금의 무수히 많은 어른들 또한 이전에는 그러한 시절들을 겪었을텐데도 정작 세상은 하나도 변하지 않는다. 어쩌면 폭력을 일삼아 제왕으로 군림하던 많은 이들이 지난날의 추억이라며 잔을 마주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 가난, 빠져나올 수 없는 굴레
 가난은 불치병처럼 주변에 스며들어, 어찌할 수 없게끔 만든다. 이 가난이 무서운 점은, 겪어본 사람만이 그 고통을 뼈져리게 느낀다는 것이다. 심지어,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이 겪는 고통만을 부각시키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 가난한 사람들은 정신승리라도 하지 않는 이상 그 악순환의 굴레를 벗어나는 것이 쉽지않다. 가난은 분명 죄가 아니다. 하지만 경웨 따라 어떠한 죄보다도 혹독히 한 사람을 차별받게 만들기도 한다. 그 상황에서 온전히 살아가는 것이 더욱 모순된 일일지도 모른다. 뭐 어쩌겠는가,, 결국 스스로 극복해내는 수 밖에는 없는 듯 하다 아직도. 인류는 가난으로부터의 해방을 누릴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 어쩌면 앞으로도 영원히
 
  • 진짜 악의
 작품중 가장 악했던 사람은 누구일까? 다들 저마다의 상황속에서 이기적으로 행동했던 것 맞다. 물론 그게 나쁘다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 누구나 그럴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생각보다도 타인에게 무관심하다. 그리고 후에 어떤 일이 터지고 난 후에야 '그럴 줄 알았어' 하며 스스로를 합리화한다. 어쩌면 그런 합리화가 무수히 많은 불합리를 자연스럽게 이겨내기 위한 한가지 생존 전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작품의 말미에 등장하는 목격자로 보이는 아이가 가장 악하다고 생각한다. 또 어쩌면 그런 모습이 가장 일반적이고 평범한 사람과 닮아있다는 것이 이 작품의 무서운 점이다. 
 
 각자에게는 저마다의 사정이 있다. 그렇기에 맹목적으로 미워하거나, 좋아할 수는 없는 일이다. 우리는 전지전능하지 못하기때문에, 한 상황의 이면에 놓인 다양한 사람들의 이해관계를 모두 이해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은 벌 받아 마땅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반면 그 아이의 처지가 딱하기도 하다. 오해받을 짓을 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명백한 피해자가 존재하고, 누군가는 그 것에 대해 책임져야 하는 한, 마녀사냥의 대미를 장식할 가해자는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이미 죄는 인간에게 있어 필연적인 사건일 뿐이라고, 다만 사람들은 어떠한 죄의 희생양으로 자신만은 아니길 바라며 기도할 뿐일지도 모르겠다. 조금은 뒷 맛이 쓴 작품이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