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슬픔에 빠진 사람들을 위해 심심한 위로를 전하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사별'과 관련된 이야기가 주를 이뤘지만, 사실 제목만으로는 알 수 없었고,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알고 보니, 오역에 가까운 문제로, 적당한 이름으로 번역하기 어려워서 생긴 문제인 듯하다. 어쨌거나,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상대의 슬픔과 기분을 이해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마음에도 없는 위로를 형. 식. 적.으로 건네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다양한 소제목으로 내용을 세분화하여,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서, 슬픔에 빠진 사람들을 위로하고, 결국에는 일삼으로의 복귀를 도와주는 좋은 위로와 조언을 건넬 수 있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 슬픔의 크기
모두는 각자가 처한 슬픔이 가장 크다고 느끼게 된다. 때때로, 주변인의 슬픔이 자신이 가진 슬픔보다 절대적으로 크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더라도, 결국 다시 자신의 슬픔의 크기를 확대 해석하여, 비련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고, 이는 인간으로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우리는 성숙한 의식을 지닌 사람들이므로, 슬픔에 빠진 이들을 배려하는 입장으로, 티 내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 모두는 힘들고 아프다. 형식적이고 작위적인 위로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 슬픔을 직면하다
나는 슬픔을 직면하는 성격이다. 세상 모든 어둠과 우울, 그리고 슬픔이 모두 나에게서 비롯된 양, 생각하고 자학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는 자가치료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짧게라도 그러한 암흑기(이 시기 때는 조심해야 한다. 나도 당신들도, 그래서 주로 혼자 있는 편인 듯하다.)는 존재한다. 하지만 이미 수차례 반복된 일들이고, 이제는 그 주기가 많이 줄어들어서, 흔히 말하는 회복탄력성이 높아진 상태가 되었다. 어차피 회피해도 맞이하게 될 슬픔이라면, 그냥 있는 힘껏 부딪히는 게 더 좋은 것 같다. 적어도 내게는.
* 배신과 죽음
개인적으로, 죽어서 관계가 단절되어 생긴 슬픔보다 신의를 져버린 상대로 인해 생긴 슬픔이 더 크게끔 느껴진다. 죽음은 우리의 삶을 갈라놓는다. 그 말은 곧, 현재의 죽음은 곧 과거가 되고, 이따금 현재에서 괴로운 기억이 살아날 수 있지만, 그뿐이다. 하지만, 믿음의 배신으로 인해 순간적으로 단절된 관계는, 언제, 어디서 다시 나타나 날 괴롭힐지 모른다. 누구의 잘못이든, 그 관계로 한 번 피해를 봤던 사람은 둘 중 하나가 없어질 때까지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어찌 됐건, 슬프고 두려운 일이다.
* 의미를 찾아서
어찌 보면 도무 자기 합리화에 불과할 수 있다. 하지만 합리 화면 어떠한가, 결국 우리는 살아갈 것이고, 살아감에 있어 각자의 이유를 찾고, 또 거기서 위안을 찾고, 내일을 살아갈 수 있는 힘으로 적용할 것이다. 내가 겪었던 그 모든 슬픔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비극적 이게도 그러한 일들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고, 이러한 슬픔의 흔적들을 바탕으로 궁극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삶의 지향점을 탐색하고, 또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슬픔의 역사는 곧 내 삶의 궤적이자 의미이다.'
슬픔을 느낄 때마다 가장 무섭고 힘들었던 건 이러한 일들이 나의 죽음이 다가올 때까지 계속될 것 같다는 막연한 두려움이었다. 뭐 이제는 알고 있다. 어차피 그럴 것이고 내 삶은 슬픔으로 범벅된 슬픔의 집합체와도 같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래서 뭐 어쩌겠는가, 이미 익숙하기도 하고 어쨌거나 나는 나아가고 있다. 슬픔의 흔적들을 밟아가며
"잃는 게 있다면 얻는 것도 있다.
슬픔과 기쁨은 모두 병원과 인간관계와
삶의 일부로, 서로에 대한 보상인 것이다.
슬픔은 떠난 사람을 사랑했기에
치러야 할 계산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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