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랭 드 보통의 작품. 사랑과 연애의 시작이라는 큰 사건으로부터 그 이후 잔잔하지만 치열한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묘사하고 그러한 과정을 통해 우리가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다룬 책이다. 지극히 현실적인 점을 잘 짚어내고 있으며 각자의 이성과의 관계에 적용할 수 있을법한 다양한 상황들을 제시해주고 있다. 하나 좀 특이한 부분은 내 기억하기로 원래 보통의 문체에서는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어찔할 수 없는 관계의 파국에 대해서 다뤄지고 다시 새로운 시작을 시작했다면, 본 작품에서는 관계의 단절 이전에 성장을 통해 관계 속에서 새로운 시작을 만들어내는 내용을 담고 있어서 이러한 결말도 꽤나 괜찮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 연애의 시작
시작하는 연인들은 언제나 아름답다. 비록 보통의 경우에는 한쪽에서 먼저 노력해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어찌 됐건 서로 다른 생이 만나 하나의 공유된 관계를 이어나가는 것은 몹시 흥미롭고도 신비한 일이다. 나는 걱정이 많은 편으로 항상 나중에 있을 일을 겁내는 경향이 많다. 그래서 그런지 내게 시작은 너무도 어려운 일인 것만 같다. 어린 시절에도 신중하기만 했던 성격은 결국 나이를 먹고서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 요즘에는 그냥 모든 커플들이 부럽기도 하다. '일단 저질러봐'라는 말이 참 와 닿으면서도, 아직은.. 자연스럽게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상황을 바라고만 있는 듯하다. 독서모임 회원 한분이 '참 쉬운 남자인데..'라는 말을 했을 때는 내심 뜨끔했지만, 사실 스스로도 잘 모르겠다. 어쩌면 그냥 겁이 많은 것 일지도.
* 새로움에서 익숙함, 또는 친숙함으로
대부분의 연인들이 관계가 발전하게 되면, 정말 사소한 것으로 다투기 시작하는 것 같다. 사소하다는 것은, 얼핏 보기엔 작은 부분으로 보이지만 결국 그 부분은 어쩌면 '절대 해결되지 않을 것만 같은 무언가' 일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자주 반복적으로 부딪힌다는 부분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데, 이는 어느 정도 합의점을 찾지 못한다면 해결되지 않을 문제이지 않을까?. 그래 그래도 좋다. 이 단계에서는 '꼴 보기 싫은' 단계까지는 안 갈 테고, '좋지만 싫은' 상태에 가깝달까.. 아무튼 이때가 가장 신경 써서 서로 맞춰가야 하는 시기인듯하다. 물론 지금까지의 연애 있어서.. 나는 참 쓰레기처럼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와 늦었지만, 앞으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게끔 항상 생각해야 할 부분이라고 느낀다.
* 아이들.. 아이들..
자 다음 단계 나도 모른다 어떤지. 하지만 요즘 들어 생각해보기로는, 아이를 낳는 것이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이 아닌가 싶다. 생각 이상 계획 꿈 다 좋다. 다만 이런 것들은 너무나 추상적이다. 우리는 직접적인 것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아이가 생긴다는 것은 공동의 책임, 공동의 생산물! (표현이 다소 부적절할 수 있지만 달리 떠오르는 말이 없다.) 물론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다. 왜 서로 사랑에 빠졌는지에 대해서 망각하듯, 한 아이가 당신네들의 엄청한 행복과 선물이었다는 것을 잊게 되고 다시 점점 자신만을 위해서 살아가게 된다. (물론 정말 무책임한 쓰레기들도 많은걸 안다. 그들은 이미 짐승이라 여겨지니 '사람'의 기준에서는 빼도록하자). 한결같음 꾸준함 그래야 한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는 것을 다들 명심했으면 한다. 나도 원래는 딩크 쪽에 가까웠으나(연애부터 하시지..) 막상 좀 힘들더라도 일반적인 가정을 꾸리고 내가 얼마나 잘할 수 있는지 시험해보고 싶어 졌다.
* 외도
최악이다. 정말 찢여 죽여도 시원찮을 짓이라고 생각한다. 누가 그랬나? '바람은 인격을 살해하는 짓'이라고. 근데 솔직히 너무 짐승들이 많다. 아무렇지 않게 하고, 오히려 대수롭지 않은 듯 당당하다. 물론 사람의 마음이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적어도 사람이라면 이 파괴적인 행위에 대한 책임이 오롯이 당신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잊지 않고 죽을 때까지 들고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뭐 그게 되는 사람이라면 애초에 그럴 일은 없겠지만. 참으로 씁쓸한 이야기다..
* 일상
이렇듯 모든 과정을 현명하게 이겨낸 다음에는, 진정한 의미의 일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이는 쉽지 않은 길이고, 서로의 노력이 동반되어야 하는 부분이다. 말은 쉽지만. 실제로 이뤄내기까지는 진짜 뼈를 깎는 고통과도 같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타인을 온전히 그 자체로 이해하는 것 관계의 궁극점이 아닐까. 잘 모르겠다. 하지만 도달하지 못할 것 같지는 않다.
작가는 '사랑과 결혼'이라는 주제를 메인으로 다루고 있지만, 나는 이러한 내용이 모든 인간관계에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부부라는 관계는 가장 친밀하고 중요한 관계기 때문에 그러한 조건과 배경을 바탕으로 최상의 관계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듯하다. 사실 글을 쓰면서 뭔가 두서없이 떠들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만, 이런 주제들은 항상 날 아프게 하는 이야기들인 듯하여 덤덤해지기가 어렵다. 그래도 언젠가는 완전히 극복하여 웃을 수 있기를.
"사랑은 열정이라기보다 기술이라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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