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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사 & 단상 21

[단상] 인생

아무것도 아닌 사람은 없다지만, 때론 사람은 아무것도 아니기도 한, 하늘아래 사람은 평등하다지만, 그 사람 위에 돈이 떡하니 있기도 한. 사람은 혼자 살아갈 수 없다지만, 결국 우린 혼자서 살아가고 있기도 한. 가끔 모든 게 괴롭다고 느끼지만, 지나고 보면 또 그냥 살아지기도 한. 다들 그렇게 살아간다고 말하지만, 자신이 언제나 가장 힘들다 하기도 한. 그것은 우리는 '인생'이라 부르는가 보다.

- 필사 & 단상 2020.11.09

[필사] 소년 - 윤동주

여기저기서 단풍닢 같은 슬픈가을이 뚝 뚝 떠러진다。단풍닢 떠러저 나온 자리 마다 봄을 마련해 놓고 나무가지 우에 하늘이 펄처있다。가만이 하늘을 드려다 보려면 눈섭에 파란 물감이 든다。두손 으로 따뜻한 볼을 쓰서보면 손바닥에도 파란 물감이 묻어난다。다시 손바닥을 드려다 본다。손금에는 맑은 강물이 흐 르고、맑은 강물이 흐르고、강물속에는 사랑처럼 슬픈얼골―― 아름다운 順伊의 얼골이 어린다。少年은 황홀이 눈을 감 어 본다。그래도 맑은 강물은 흘러 사 랑처름 슬픈얼골―― 아름다운 順伊의 얼골은 어린다。 가을 타는 소년의 외로움과 풋풋함이 전해진다. 가만히 누워 푸른 하늘과 단풍 진 산을 바라보다, 마음이 싱숭생숭하여 하늘에 붕 뜬 듯하다 정신을 차리려고 노력해보다, 자신의 손바닥을 하늘에 포개어 바라본다. 가만히..

- 필사 & 단상 2020.11.05

[단상] 사람과 식물의 닮은 점

사람과 식물은 닮아있다. 관심을 너무 많이 줘도 또 반대로 너무 주지 않아도 각자에게 해로운 영향을 끼친다. 또 각자가 최소한으로 가져야 하는 거리가 필요한 것도 비슷하다. 그리고 모두의 관심과 거리로부터 멀어졌을 때, 스스로 살아남는 법을 배우지 못했으면 이내 시들어버리고 만다. 중요한 것은 결국 사람도 식물도 종류에 따라서 알맞은 다양한 방법들을 가진다. 하지만 식물에게는 그렇게도 쉬운 것들이 사람에게는 이렇게나 어렵다. 당신이 그랬 듯, 나 또한 같다. 하지만 식물은 시들어 버리는 것 이외에는 반항조차 할 수 없다. 어쩌면 그 연약함이 식물을 좀 더 아끼게 되는 이유인지도 모르겠다. 해바라기를 키웠더랬다. 애지중지했지만 키우기 좋은 조건이 아니어서 이내 시들어버리고 만다. 사실 그래도 별 개의치 않..

- 필사 & 단상 2020.10.30

[필사] 내일은 없다 - 윤동주

내일 내일 하기에 물었더니 밤을 자고 동틀 때 내일이라고. 새날을 찾던 나는 잠을 자고 돌보니 그때는 내일이 아니라 오늘이더라. 무리여! 동무여! 내일은 없나니 오늘의 할 일을 내일로 미루다 보니, 계속 미뤄만 지는 것을 표현한 듯하다. 작품의 시기적으로 봤을 때, 독립운동이 한참 이뤄지며, 함께해야 하는 마음이 생겨야 하는데 주변에서도 다들 차일피일 미루고만 있는 분위기 속에서 당장이라도 거사를 시작하기를 간청하는 듯하다. 이와 별개로 오늘의 할일을 하루 이틀 미루는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우는 표현이라고도 느낄 수 있겠다. 더 이상 무언가를 미루지 말고, 당장 시작해야 할 것만 같은 기분을 들게 한다.

- 필사 & 단상 2020.10.26

[필사] 초 한대 - 윤동주

초 한대—— 내 방에 품긴 향내를 맡는다. 光明의 祭壇이 무너지기 전 나는 깨끗한 祭物을 보았다. 염소의 갈비뼈 같은 그의 몸, 그의 生命인 心志까지 白玉같은 눈물과 피를 흘려 불살려 버린다. 그리고도 책상머리에 아롱거리며 선녀처럼 촛불은 춤을 춘다. 매를 본 꿩이 도망하듯이 暗黑이 창구멍으로 도망한 나의 방에 품긴 祭物의 偉大한 香내를 맛보노라. '초'가 가지는 상징적 의미는 '자신을 희생하여 타인을 이롭 게하는 개체' 정도로 볼 수 있겠다. 자신의 몸을 태우면서 주변을 밝혀주는 그런 이타적인 속성을 지녔다. 스스로를 태우는 것이 고통스러울 법도 하지만, 그 고통을 승화시켜 즐기는 것처럼 묘사하고 있다. 어둠이 잦아드는 조용한 방 안에서 초 한대를 태우면서, 불꽃의 춤사위를 보며 그 향취를 만끽하고 있..

- 필사 & 단상 2020.10.21

[필사] 삶과 죽음 - 윤동주

삶은 오늘도 죽음의 서곡을 노래하였다. 이 노래가 언제나 끝나랴 세상 사람은 ------ 뼈를 녹여내는 듯한 삶의 노래에 춤을 춘다 사람들은 해가 넘어가기 전 이 노래 끝의 공포를 생각할 사이가 없었다. 하늘 복판에 알 새기듯이 이 노래를 부른 자가 누구뇨 그리고 소낙비 그친 뒤같이도 이 노래를 그친 자가 누구뇨 죽고 뼈만 남은 죽음의 승리자 위인(偉人)들! 죽음을 불사하고 독립운동을 하는 독립운동가들을 기리는 듯하다. 죽음을 각오하고서 언제 끝날지 모르는 노래를 붙들고, 조국의 해방을 꿈꾸며 활동했지만, 결국 그들은 죽음을 맞이한다. 그들의 삶은 끝이 났지만 그들의 의지와 노래는 계속되어 물결처럼 퍼져감을 묘사한다. 사실 생소한 작품이지만 그 의기로움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듯하다.

- 필사 & 단상 2020.10.19

[단상] 그레샴의 법칙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 친구랑 이야기하다가 여러 생각을 해보게끔 했던 말이다. 뭐 간단히 설명하자면, 실제 시장에 유통되는 악화(주조, 도금된 화폐)가 양화(금화, 은화)를 잠식하여, 결국 시장에는 실질 가치가 떨어지는 악화만이 유통되고, 자체로써도 가치가 있는 양화는 유통되지 않게 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러한 부분은 실제 많은 상황에서 실질적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아마도 대다수가 회사생활에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보고를 위한 보고자료와 업무가 늘어나다 보면, 결국 최초 그것의 목적을 잃어버리고, 보고를 위한 보고라는 악화만이 남게 된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회사 내에서 업무적으로 우수한 평가를 받는 사람들은 절대 부서에서 놔주지 않으려고 하고, 상대적으로 부족한 사람을 내보내려고..

- 필사 & 단상 2020.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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