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사 & 단상

[필사] 십자가 - 윤동주

P.하루 2020. 12. 23.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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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 - 윤동주

十字架

쫓아오든 햇빛인데
지금 敎會堂 꼭대기
十字架에 걸리였습니다。

尖塔이 저렇게도 높은데
어떻게 올라갈수 있을가요。

鐘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데
휫파람이나 불며 서성거리다가、

괴로왓든 사나이、
幸福한 예수․그리스도에게
처럼
十字架가 許諾된다면

목아지를 드리우고
꽃처럼 피여나는 피를
어두어가는 하늘밑에
조용이 흘리겠읍니다。

 

  햇빛을 바라고, 쫓아왔지만 장애물(십자가)에 걸렸다. 얼른 해결하고 싶지만 현실이 녹록지 않은 상황임을 말하고 있다. 문득 그 대상이 십자가임을 깨닫고, 예수 그리스도처럼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원하는 바를 이루고자 하는 마음이 달려있는 듯하다.

 윤동주의 작품을 보면 신앙심이 꽤나 깊은 듯하다. 특정한 종교가 없는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영역이긴 하지만, 오죽 현실이 답답했으면 그랬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번 작품도 역시 조국 해방을 염원하는 내용으로 비친다.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그 뜻을 이루고자 하는 마음이지만, 현실은 닿을 듯 말 듯 소원하기만 하다. 무엇인가를 저토록 갈망해본 적 있는 사람은 저 애틋함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 대상이 조국이라는 것이 그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며, 그의 삶과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이 우리나라에 대해서 한번 더 생각해보게끔 하게 하는 여지를 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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