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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빅 픽처 - 더글라스 케네디

P.하루 2020. 9. 23.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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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픽처 - 더글라스 케네디

 한 유능한 사진가이고 싶은 변호사의 심경변화 몰락 그리고 새로운 시작을 그린 이야기라고 평가한다. 개인적으로는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야에 대해서, 한 개인(평범하진 않은)의 시점에서 풀어나간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한 개인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주로 흘러가기 때문에, 의식의 흐름이라던가, 상황에 따른 변화 등 인물의 내면 변화까지도 세세히 묘사되어있어 깊은 몰입감을 주게 된 명작은 명작이구나 라고 느꼈다. 사실 주인공의 시점을 기준 삼아 주로 이야기가 전개되기에 다른 인물들의 생각들이나 자세한 사정을 알 수 없기에 다른 인물들에 대한 접근이 쉽지 않았다. 결국 다른 인물들에 대한 평가는 지극히 개인적인 사견이 많이 개입된 것 같다. (어쩌면 지나칠지도)


- 하고 싶은 일 vs 잘하는 일
진로를 선택하는 건 꽤나 어려운 일이다. 정작 나도 뭘 하고 싶은지 아직 잘 모르지만, 애초에 직업을 통한 무언가의 기대는 없어서 그냥저냥 회사 생활하면서 지내는 듯하다. 요즘엔 그래도 일로써 성취하고자 하는 무언가가 생겨서, 스트레스는 받지만. 또 뭔가 더 나아진다는 성취감으로 좀 더 버텨볼 수 있을 것 같다.


- 결혼에 대하여
 참 말 많은 문제이다. 그렇게 좋아서 한 결혼이 결국은 항상 서로의 인생을 구속하고 갉아먹는다. 끝내는 외도까지... 개인적으로 결혼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없이 하는 것 같은 사람들을 보면 한심하기도 하다. (물론 그들 나름은 충분한 생각과 확신을 가지고 한다고 느낄 것이다). 배우자를 완전히 이해하기 이전에, 본인 자신들은 완전히 이해해보려고 노력은 했을까? 내 대답은 절대 아니라고 본다. 물론 그러한 과정을 같이 진행하고 나아질 수 있는 사람들에게 대해선 결혼은 축복에 가까울 것이다.
 좀 더 신선했던 부분은 서양은 참 이혼을 쉽게도 하는구나 싶었다. 사회적 분위기의 자율성이 보장은 되는 거겠지.. 그리고 부인이 바람나서 이혼하게 되어도 그렇게 많은 위자료와 책임을 져야 한다니 (주인공의 망상 중) 참 쓰레기 같은 법이라고 생각하지만.. 어쩔 수 없나. 물론 이와는 별개로 주인공이 딱히 좋은 남편이었다곤 생각하지 않는다. (서술 시점이 주인공이라서 크게 잘못이 없어 보이나. 자기 합리화와 분노조절장애 등 스스로도 컨트롤할 수 없는 신경학적 병 등을 다수 보유하고 이는 가족에게 큰 불안을 형성시켰을 것이다) 나도 결혼은 하고 싶은데, 딱히 아직까진 그런 영혼의 반쪽 같은 사람을 본 적도 없고 만나게 되더라도 여성에 대한 기질적 경험적 반발심이 아마도 그런 걸 망치겠지 또.. PASS.


- 완전범죄
 사실 이런 범죄에 대해서는 너무 대충대충 넘어간 거 같다. 뭐 시대적 차이라던가 설정으로 인해서. 딱히 중요한 부분은 아니라 크게 어색함을 느끼진 못했지만 상황의 변화에 따른 의식의 흐름 묘사가 상당히 괜찮았던 것 같다. 솔직히 나는 범죄를 저지를 자신이 없다. 뭔가를 속이고 거짓으로 행동을 한다는 것은 내게는 불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다.


- 베스에 대해
 솔직히 가장 짜증을 유발하고 화가 난 캐릭터다. 결혼은 이상이 아닌 현실인걸 인정하지 않고 모든 걸 남편 탓만 하다가 결국 외도하고 또 그 모든 것 또한 자신이 아닌 다른걸 탓하는 비겁하고, 무능한 사람. 물론 자신의 가정환경과 어머니의 인생을 반복하기 싫은 마음은 이해가 가지만, 어찌 됐건 결혼 육아 일. 모든 것을 선택하고 최종적으로 결정한 건 자기 자신이다. 왜 모든 걸 벤 에게 전가하고 원망하는 걸로도 부족해서 바람까지 피지? (심지어 벤의 사후 이후에도 본인은 결국 멀쩡히 재혼까지 한다.) 자세한 사정은 알 수 없지만, 정말 역겹고 화가 나는 캐릭터였다. 벤도 속이 터지고 이상스러운 행동을 자주 보였지만 그래도 갈등을 해결하려는 최소한의 노력과 풍족한 가정환경을 만드는 희생 또한 감수했다.(유모까지 써넣고 자기 혼자 다 희생한 것 같이 떠들어대는 모습은 정말.. 끔찍했다.) 반면, 베스는 모든 과정과 결과를 핑계 삼아 외도하고 남편을 경멸하고 자신의 인생을 망쳤다고 원망하며 갈등을 계속 만들어내는 듯했다. 막말로 지가 소설을 못써서(남편이 돈 잘 벌어주는데 절박함이 있긴 했을까?) 망한걸 또 남편 탓.. 심지어 남편이 무명 사진작가로 돈 없이 힘겹게 살았으면 관계가 지속될 수 있었을까? 본인은 남편의 돈으로 안정적 삶을 살면서 허영을 꿈으로 포장한 게리 따위와 바람을 피우면서 그걸 낭만으로 생각했을걸 생각하니 역겨움에 치가 떨린다. 진짜 암 걸릴 것 같은 캐릭터니 이만 줄이자.


- 직업 vs 취미
같은 기술로 사진을 찍었는데도 이름과 상황에 따라 세간의 평가는 바뀌게 되었다. 물론 자본주의에서 돈을 무시할 수 없기에 최소한의 생계를 위한 돈은 필요하다. 하나 정말 하고 싶고 성취를 이루고 싶은 일이라면 자기만족적인 취미로 열심히 해도 충분하지 않을까. 작품에서 풍자했듯, 위명을 떨치는 것은 결국 운과 절박함이라고 생각한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그 분야로 유명해지면 더할 나위 없다. 하지만 몹시 힘들 뿐.. 되지 않는 것을 쫓는 것은 결국 모든 것을 망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작가 더글라스 케네디

 나도 가끔 도망을 꿈꾼다. 여러 가지 어려움으로부터 도피하고 싶다. 하지만 이미 살아가는 삶이 아니겠는가? 다만 나는 나 스스로 빛을 한번 발산해보고 싶을 뿐이다. 또 그럴 수 있도록 해야지.

 

"이제와서 가장 참기 힘든 게 뭔지 아나?
언젠가 죽는다는 걸
생각하지 않고 살았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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