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서 & 영화

[영화] 무간도

P.하루 2021. 1. 14.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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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무간도

 개인적으로 느아르의 대표 격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잘 만들어진 수작이다. 총 3부작의 시리즈 작품으로 제작되었으며, 이후에도 많은 영화가 무간도를 모티브로 할 만큼 유명하고, 짜임새가 잘 갖춰진 작품이다. 시리즈 중에서도 1편이 가장 훌륭하다고 호평받고 있으며, 개인적으로도 그 부분에 동의한다. 우리나라에는 '신세계'가 한국판 무간도로 잘 알려져 있기도 하다. (신세계 후속작은 언제 나오나..) 2002년 개봉된 작품임에도, 지금 다시 봐도 뭔가 오래되었다는 느낌이 들지 않고 몰입감 있게 빠져들만한 요소를 고루 갖추고 있다. 양조위, 유덕화, 황추생, 증지위가 출연했으며 배우들의 연기가 대단하기에, 관객으로 하여금 그 상황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게 표현되어있다. 중국버전과 홍콩버전의 결말이 다르다고는 하는데, 후속작과의 스토리가 매끄럽게 이어지는 홍콩버전을 보는 것을 추천한다. 

무간지옥

  • 무간도

 제목인 <무간도>에 대해서 알아보면, 무간지옥에 빠진 자는 죽지 않고 영원히 고통을 받게 된다.” 불교에서 말하는 18층 지옥 중 제일 낮은 곳을 칭하는 용어로, 가장 고통이 극심한 지옥을 일컫는다. 죽지 않고, 고통이 영원히 지속되는 공간인 무간지옥으로 이르는 길이 곧 ‘무간도(無間道)’다. '건명'과 '영인'이 처한 현실이 곧 '무간지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번 발들인 이후에는 상황을 되돌릴 수도 없고, 달리 바꿀 수도 없는 그런 상황, 첫 선택은 자신의 몫이었을지라도, 끝이 없을 것만 같은 상황에서 항상 남을 속이고 또 계속 의심해야 하는 자리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보통의 사람이 견딜 수 없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의 고뇌를 선택을 감상하는 것이 영화 <무간도>의 백미라고 생각한다. 
 과장되게 생각해보면, 우리의 삶 자체도 각자의 상황에 따라서 무간지옥이 될 수 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끝내고 싶지만 끝낼 수 없는 고통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텨간다는 것. 나 또한 과거에 그런 상황 속에서 매일을 견대년 시기가 있기에 적극 공감되는 내용이었다. 뭐 지금에야 과거 문제들로부터 어느 정도 괜찮아지긴 했지만, 이따금 그런 좌절감에 지배되는 상황에 빠지곤 한다. 혹자는 마음가짐의 차이거나 개인의 태도 문제라고 말할 수 있는 상황 들일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남의 일'이기에 가벼울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하고, 오늘 '하루'를 견뎌낸 이들에게 격려를 말과 잘하고 있다는 심심한 위로를 건네주고 싶다.  

무간도

  • 사명감

  '영인', '건명', '한침', '황국장' 모두 자신의 맡은 자리에서 충실한 사명감에 따라 행동하고 고뇌한다. 물론 그들의 행동이 항상 옳기만 하기도, 나쁘기만 하지도 않다. 각자가 가진 성격이나 임무는 다르지만, 서로 쫓고 쫓기는 와중에도 그들이 생각한 각자의 '정의'를 지켜내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네 명의 인물 모두 너무 매력적이고, 인간미를 가지고 있기에 영화가 더욱 걸작으로 평가받는 듯하다. 
 우리 또한 마찬가지로 각자의 삶에서 주어진 사명감을 이행하면서 살아간다. 누군가는 크고, 또 다른 누군가는 작을 수도 있겠지만, 어찌 됐건 스스로가 옳다고 여기는 부분을 쫓아 하루를 보낼 것이다. 하지만 가끔은 어떤 사람이 정말 훌륭한 '사명감'을 지녔다고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내가 생각하는 사명감이란, 자신의 목표와 맡겨인 책임을 이해하고, 그것을 수행하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여 성취해나가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 또한 그런 사명감으로 무장하여 하루를 살아가기를 원한다.  

 

  • 작은 우연과 습관

 영화의 말미에 정말 작은 우연과 습관으로 인해서 거대한 흑막이 드러나게 된다. 잔잔한 장면이었지만 괜히 내 마음이 조마조마하게 만드는 부분이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그냥 '영인'이 눈감아 주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그의 성격상 그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래도 조금 시간을 가진 뒤에 대화로 풀어냈다면 다른 결말이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그럼 영화가 재미없어졌을지도..)
혹여나 생길 불상사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나는 어떤 습관이 있는가 생각해보니,  항상 거친 표현으로 철벽(?)을 치는 것 같다. 주변에서도 많이 조언해주긴 했지만, 스스로 쌓은 마음의 벽이 큰 탓인지 생각과는 다르게 뾰족한 말들을 내뱉기도 한다. 이전에는 잘 생각하지 못했었지만 이러한 나쁜 습관이 과거에 내게 왔던 기회들을 놓치게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새해가 시작했으니 지금이라도 조금 고쳐보도록 노력해야겠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이것저것 많이 찾아보게 되는데, 요즘엔 재밌는 영화도 개봉을 별로 안 하는 편이라, 결국 명작이나, 재밌게 봤었던 작품을 다시 보게 되는 듯하다. 이번으로 4번째 감상인데도 볼 때마다 생각되는 부분이 비슷하면서 또 다른 인물에 이입하여 집중하게 되는 매력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한국영화 '신세계' 또한 무간도처럼 3부작으로 완성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지만, 제작한다는 루머만 떠돌고 아무런 실체가 없어 아쉽기만 하다. 정통 누아르의 매력을 느끼고 싶다면 적극 추천하는 <무간도> 이런 장르를 즐기는 분이라면 한 번 감상해보기를 적극 권장한다. 

"나는 빛이 두렵지 않아,
너와는 다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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