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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 황보름

P.하루 2022. 2. 27.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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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남동 서점
 
 사람들이 많이들 지쳐있긴 한가보다, '힐링' 이라는 감성 컨셉의 책들이 눈에 띈다. 어쩌면 나 또한 많이 지쳐있는것인지도 모르겠다. 김호연 작가의 <불편한 편의점> 선의의 연쇄작용에 대해서 다루었다면, <휴남동서점> 은 방황하는 사람들이 서로를 보듬어줄 수 있는 사회적 공동체와 관련된 이야기를 품고 있는 듯 하다. 어찌보면 너무나도 이상적인 이야기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현실속 이야기를 바탕으로 재구성된 이야기이기를 바라기도 했었다. 보통의 작품들은 주인공에게 이입하여 책에 몰입하게 된다면, 이 작품은 등장하는 인물 모두에게 조금씩 이입하게 되었다. 그 만큼 관찰자로서 이들을 멀리서 바라보며, 각자의 삶의 파편들을 종합적으로 모아볼 수 있었던 것 같다.  
 
  • 서점
 남들보다 책을 가까이 하는 편에 속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서점을 자주 가는 것은 아니다. 일단 귀찮을 뿐더러, 필요이상으로 독서를 성역화(?) 하는 것이 달갑지 않다. 그러나, 이처럼 편안한 공간이라면 자주 방문할 수 있을것만 같다. 물론 책방사장님의 지나친 관심은 부담스러울 수 있겠으나, 때론 그런 관심도 신선한 자극이 될 수 있을 것만 같다. 생각해보면 서점이 잘되기엔 많은 어려움이 따르는 현실인 듯 하다. 인스타 감성을 통해 관광명소화 해야만 겨우 생존할 수 있을 만한 환경이라던가, 독서에 대한 수요가 절대적으로 빈곤한 실정 그리고 출판업계의 사정까지. 결국엔 모든게 돈. 그리고 돈인 듯하다. 작품속 영주 처럼 낭만을 향해 서점을 한다는 것은 꿈과 같이 이야기 일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점을 꾸리는 사람들의 마음이 어떨지는 어렴풋이나마 이해가 간다. 정서를 나눌 수 있는 이들이 함께한다는 것. 그 자체로도 매력적인 이야기이지 않은가 ? 나 또한 기회가 된다면 나만의 서점을 꾸려보고 싶어지게하는 이야기였다.  
 
  • 일, 성공 그리고 행복
 사람마다 중요한 가치는 다르다. 누군가는 돈, 누군가는 명예 혹은 성공, 또 다른 누군가는 행복을 얻기위해. 아리 선생님의 견해에 대해서는 나 또한 영주와 같다. 개고생해서 얻어낸 짧은 행복이 어떤 가치가 있겠냐고, 그 과정에서 느끼는 행복감을 만끽하며 살아가는게 바른 듯 하다. 하지만 그러기엔 세상이 너무도 각박해져있다. 노동의 가치는 바닥으로 곤두박질 치고있고, 사람들은 모두 어딘가 날이서있다. 결국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타인따위는 언제든 배제할 수 있다는 마음, 나아가 그것이 곧 자신의 정의라고 판단하며 실행하는 사람들을 보자면, 마음이 무거워진다. 뭐 나라고 크게 다를까. 원래부터 일이란 돈벌이의 수단으로밖에 여기지 않았지만, 요즘엔 그마저도 스트레스로 돌아오는 듯하다. 누군가는 복에겨웠다며 말하기도 하겠지만, 뭐 어쩌겠는가 내가 그렇게 느끼겠다는데, 아무튼 또다른 행복감을 향해 나아가는 일 또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아니다. 복잡하게 생각해서 뭐하겠는가, 그냥 오늘을 살아갈 뿐인거지. 
 
  • 현실은 현실
 마음 따뜻해지는 이야기의 치명적인 단점이라 하면, 역시 결국엔 차갑고 쓸쓸한 현실로 돌아오게 된다는 점이다. 영화 <달콤한 인생> 에서 나오는 구절이 생각났다.
어느 깊은 가을밤, 잠에서 깨어난 제자가 울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스승이 기이하게 여겨 제자에게 물었다.
"무서운 꿈을 꾸었느냐?"
"아닙니다."
"슬픈 꿈을 꾸었느냐?"
"아닙니다. 달콤한 꿈을 꾸었습니다."
"그런데 왜 그리 슬피 우느냐?"
제자는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며 나지막이 말했다.
"그 꿈은...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뤄질 수 없는 꿈을 꾼다면, 현실과 꿈의 격차만큼 고통받기 마련이다. 그럼 뭐 어떤가, 달콤한 꿈이라도 꾸며 살아가야하지 않을까? 나는 뭐 어찌됐건 꿈꾸는 삶을 살아가련다.  
 
 재밌게 잘 읽었다. 어떻게 사는 게 옳은 건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하지만, 한 발짝 물러서서 나라는 녀석이 어디로 가고싶어하는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겠다. 어차피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고, 언제나 우리는 그것을 강요당할진데, 몇번의 선택을 더디게 한들 문제될거 뭐 있겠어? 나중에 다시 보니, 이 작품은 브런치 & 밀리 프로젝트로 진행된 작품이더라, 내가 좀 더 부지런했다면 도전해볼 수 도 있었을텐데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세상엔 역시 능력자들이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뒤쳐지면 어때, 어차피 목표를 향해 갈건데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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