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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 사이먼 싱

P.하루 2021. 1. 11.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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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 사이먼 싱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는 "임의의 세제 곱수는 다른 두 세제 곱수의 합으로 표현될 수 없고, 임의의 네 제 곱수 역시 다른 두네 제 곱수의 합으로 표현될 수 없으며, 일반적으로 3 이상의 지수를 가진 정수는 이와 동일한 지수를 가진 다른 두 수의 합으로 표현될 수 없다. 나는 이것을 경이로운 방법으로 증명하였으나, 책의 여백이 충분하지 않아 옮기지는 않는다."라는 이야기로 회자된 유명한 이야기이다. 관련된 내용에 대략적으로 알고 있었지만, 이 정리가 어떻게 마무리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히는 알지 못했었다. '앤드류 와일즈'는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자, 페르마의 정리를 증명해낸 천재 수학자로서 훌륭히 역할을 수행해냈다. 이 책은 수학의 역사, 유명 수학자들의 일화, 증명이 완성되기까지의 이야기들을 집대성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내용은 어렵다. 그렇지만 수학사에 뜻깊은 이야기를 이렇게 흥미롭게 다룬 책은 없었다고 할 수 있고, 그만큼 독자로 하여금 빠져들게 만드는 무엇인가를 지녔다고 할 수 있다.

 

  • 페르마

 우리는 그의 마지막 정리에 대한 구절만 보더라도 그가 얼마나 짓궂은 인물이었는지 가늠해 볼 수 있다. 현재로써는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는 증명된 난제이지만, 과연 그가 생전 실제로 이를 증명했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 그러한 사실관계를 떠나서, 400년 가까이 전 세계의 수학자들의 골머리를 아프게 한 그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다. 놀라운 점은 그는 수학을 '취미활동'으로 즐겼다고 전해진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재능은 올바르게 주인을 찾아가지는 않는 듯하다. 뭐 어찌 됐건 그가 당대의 유명 학자들과 서신을 주고받으며 취미활동(?)을 한 덕분에 수학을 비롯한 여러 학문들이 발전할 수 있었던 계기를 제공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인 듯하다. 나도 일보다는 훌륭한 취미활동(?)으로 인생의 한 획을 그었으면 싶다.

 

  • 천재들의 삶 그리고 보통사람.

 책에 소개된 많은 학자들이 있지만, 대부분 특이한(?) 성격을 지니기도 했고, 엄청 예민하면서도 자신만의 세계가 확실한 것을 느꼈다. '대단한 사람들의 삶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론 대부분 외로운 삶을 살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출하고 비범한 능력은 곧 다른 사람들의 질투와 시선을 함께 받는 저주와도 같다. 내가 아무리 멀쩡히 살아가려 해도 보통사람들은 가만히 두지 않을 것이다. 결국 그러한 시련을 딛고 연구를 계속 해낸 사람들의 결과물을 통해 사회는 한 단계 더 발전하고, 먼 후대에 이르러서야 과거의 업적에 대해 칭송하고 받들기 바쁜 듯하다. 현대에도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순수하게 타인의 재능을 바탕으로 한 자수성가형 성공을 있는 그대로 축하해줄 수 있을까? 세상 대부분은 평범함에 한없이 가깝다. 때로는 뛰어난 사람들을 위해 길을 내어줄 필요도 있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도움이 못 될지언정 그들의 길을 막는 짓은 이제 다들 멈췄으면 한다.

 

  • 대단원의 막

 '앤드류 와일즈' 는 끝내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증명했다. 결과론적으로 보자면 그가 혼자 해낸 것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그 험난한 여정 중에 희비가 엇갈린 많은 학자들의 노고가 있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물론 그의 집착과도 같은 도전심 그리고 지성이 이러한 결과를 맞이할 수 있도록 이끌었을 것이다.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교훈은, 내가 행했던 가치 없고 좌절스럽기만 했던 시행착오들이 결국 나의 마지막 발걸음을 지탱하는 경험의 발판이 되어줌을 깨달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두들 많은 실패를 해왔겠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성장을 믿음으로써 결국 나아갈 수 있음을 다시 한번 상기했으면 한다. 내 인생의 막은 이제 오른 것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보다 느리다거나, 뒤쳐져 있다는 느낌이 들 수 있지만 결국 끝까지 시도해본 사람만이 그처럼 끝내 웃을 수 있음을 마음속에 깊이 품었으면 한다.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사실 책을 읽은 시점은 작년의 언젠가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최근에 다시 잠깐 보고 싶은 부분이 있어 다시 읽었지만, 어떻게 증명되었는지 이해할 수도 설명할 수도 없다. 다만 기억나는 건 증명과정에 있어 무수히 많은 사람들의 도움과 열정이 함께 했다는 것. 그를 통해 내 마음에 작게나마 남아있는 불씨와도 같은 감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분명 어렵다. 어려운 책은 역시 읽기 힘든 게 사실이다. 그리고 그를 통해 보다 가치 있는 무엇인가를 얻을 수 있는 것 또한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페르마, 그가 남긴 작은 농담(?)과도 같은 이야기에 이렇게도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고, 울음 짓고, 웃음 지을 수 있었다. 방식은 다르더라도 나 또한 그러한 이야기를 시작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이 글을 보고 다시 웃을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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