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미 & 생활

[독서모임]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 - 알쓸주독2nd

P.하루 2021. 1. 17. 13:18
반응형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 - 무라카미 하루키

Q. 간단한 감상평
-> 하루키 답다고 할까, 담백하지만 자신이 쓰고 싶은 대로 생각나는 대로 편히 작성된 글귀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하루 키니까 눈여겨보게 되는 이야기였다는 느낌. 일상적이고 지극히 자신의 생활이 잘 녹아들어 있는 이야기들로 구성되어있었다. 어떤 부분은 공감하기도, 또 다른 어떤 부분은 나와 다른 것을 느끼면서, 짧게 짧게 다양한 생각들을 시도해 볼 수 있었다. 가볍게 읽기 좋았고, 어떤 부분은 부럽기도 했다. 자신의 자연스러운 일상에 이렇게 관심 가져주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은 뿌듯한 일일 것만 같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 안에는 꼭 책을 한편 정도 써내 볼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Q. 만일 남아도는 성욕이 있다면 어디에 쓰고 싶은가?
-> 남아도는 성욕을 쓸데가 있을까? 나름대로 남아도는 편(?) 이긴 한데, 합법적이고 윤리적인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떠오르지 않는다. 성욕을 발산하기 위해 운동하라는 말도 있긴 하지만, 결국 운동해서 더 왕성해졌다는 일화를 보고 나서는 더욱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딱히 수요처도 없을 것 같고, 있다 하더라도 딱히 올바른 용도라고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나중에도 미혼이라는 전제하에 누군가를 기쁘게(?)해주어 그 사람이 더욱 자신의 일에 열정과 어떤 예술적 영감을 떠올릴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하지만, 결국 내가 더 원하는 일이 되는 것이 아닐까? 확실히 어떤 방식으로는 이를 활용할 수 있다면 활용 가능한 자원의 공급량은 어마어마하긴 할 것 같다. 하지만 현재의 한국사회에서는 아직은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Q.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 혹은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항상성에서부터 벗어나려는 마음과 실제적인 도전. 신체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항상성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게 자신의 삶의 방향성 자체가 된다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서, 자기 자신의 영역을 보다 확고히, 그리고 안정적으로 꾸려나가는 것을 선호하게 된다. 이때 나는 사람다움이 사라진다고 느낀다. 어쩌면 모두 그런 상태에 빠져있기 때문에 그들이 사람이고, 내가 사람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무언가 배우고, 나아가려는 마음을 잃어버린다면, 더 이상 그것은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여긴다.

Q. 자신의 직업이나 지위에 대해 익숙하지 않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는가?
-> 현재 하는 일이 내 적성에 꼭 맞긴 하지만 때로 내 방식대로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가끔 그런 느낌을 받기도 한다. 혼자 있는 것을 선호하고, 협업보다는 개인주의, 잘못된 것은 따져야 하고, 일관성을 지녀야 한다는 마음 등. 우리나라 조직사회는 정말 맞지 않는 인간상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런 내가 면접을 통과한 것 자체가 다수를 속이면서 이뤄낸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이 자리에 있어서는 안 되는 사람이라 느낄 때가 있다. 뭐 사실 이제 와서 어쩌겠는가, 위에서는 여간 성가신 녀석이라는 생각뿐이겠지만, 나 같은 사람 하나쯤은 있어줘야 조그마한 변화라도 생길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작은 편리가 의외로 큰 차이를 만든다.'의 사례를 경험한 적 있는가?
-> 그냥 일하다가 비슷한 경험은 있었다. 나름대로 문서관리를 체계적으로 하는 편이다. 성격상 해야 할 일을 바로바로 처리하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기도 하지만, 어찌 됐건 그런 성향 때문에 비슷한 업무가 내게 자주 떨어지곤 했다. 큰 일은 아니었다. 부서 공유폴더를 관리하면서, 사람들이 접근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프로젝트 공종 별로 세분화한 것. 처음에는 잘 관리가 안되어 중구난방으로 사용되었지만, 계속되는 잔소리(?)와 하루 단위로 정리되어있는 폴더함을 보고는 다들 잘 협조해주어, 한 번에 몰아서 이전 자료들을 찾으면서 일하는 경우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게 되었다. [어차피 내 일이 될 것을 알기에 시작한 것이었지만, 나름대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Q. 이 책의 제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 하루키의 글들을 보면 전반적으로 겸손한 태도를 띄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책을 낼 때만큼은 스스로를 사자라고 생각하며 자신을 드러낸 듯한 느낌을 받았다. 동물원 안의 사자와의 교감이라던가, 샐러드를 즐기는 하루키 등으로 비춰보아 이번만큼은 스스로를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이 아닌 가 한다.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 라니 위화감이 드는 사자이지만, 그의 화법이나 성향 등을 보았을 때 딱 맞아떨어지는 이미지라는 생각이 들어 책을 다 읽고 덮으면서, 피식하고 웃게 되는 제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Q. 정경이 떠오르는 노래가 있는가? P72
-> 김광석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이라는 노래가 있다. 사실 이 곡에서 표현되는 부분이 정확히 어디를 말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노래만으로도 시원한 산들바람을 맞으며 언덕 위에서 바다가 보이는 풍경을 내려다보는 내 모습이 그려지는 노래다. 가끔 가슴이 답답하거나, 자연이 보고 싶을 때 들으면 괜히 힐링되기도 하고, 바로 떠나게 싶게끔 만드는 그런 노래라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는 통영 '동피랑'에서 내려다보는 통영 앞바다가 떠오르기도 한다. 눈을 감고 한 번 이 노래를 들어보기를 추천하고 싶다. 

Q. 당신의 블루리본 맥주(주류)는 무엇인가? P97
-> 좋은 데이(소주)가 나의 블루리본인 듯하다. 처음 출시되었을 때부터 마시기 시작해서 지금까지 계속 주로 마시는 소주인듯하다. 친구들과 함께 또는 혼자 어떤 일이 있을 때건 이 술을 찾았다. 뭐 이런저런 사정으로 이전처럼 술을 챙겨 먹지는 않지만, 늘 함께한 오랜 친구 같은 녀석인듯하다. 뭐 흔하디 흔한 술이기에, 특별함이라던가, 희소성 같은 건 없지만, 그냥 모든 것이 변해도 아직까지는 변하지 않은 그러한 추억을 공유할 수 있게 되는 매개체 역할이 가능한 술이라고 생각한다.

Q. 지인들로 현악 4중 주단을 만든다고 가정할 때 오래갈 수 있는 4명의 멤버가 있는가? P109
-> 최근 부쩍 자주 모이는 4인방이 있다. 같이 보드게임을 하며 밤을 새우는 편이다. 어찌 보면 비슷한 듯 다들 다른 성격을 띠고 있지만, 또 의외로 이런 조합이 꽤나 잘 맞는 듯하다, 친한 듯 친하지 않은 경계 속에서 각자의 편안함을 찾을 수 있는 관계는 드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불협화음을 낼만한 우려스러운 인물이 나니까, 나만 조심하면 되지 않을까?

Q. 지금 기준에선 시간 낭비 같은 일이지만 잊을 수 없는 추억이 있는가? P123
-> 사실 지금도 하고 있지만, 컴퓨터 게임이 내게는 그런 일인듯하다. 나는 꽤나 게으르고, 금방 싫증 내는 성격이다. 그래서인지 하나를 꾸준히 한다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내가 10여 년간이나 쭉 하고 있는 게 있다면 그건 바로 이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오히려 게임 때문에 화가 나는 상황도 빈번히 일어나지만 좀처럼 끊을 수 없는 듯하다. 역시 이러나저러나 10여 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공유하며 지낸 추억의 일기장과도 같은 것이다. 물론 선명한 기억은 아니다. 그렇지만 오늘도 나는 이 게임을 통해 새로운 추억을 기록하고, 또 언제든 꺼내볼 수 있을 것이다.

Q. 오늘 당신의 묘비명에 무언가를 적는다면 뭐라고 적겠는가? P140
-> '신의 광대. 이곳에서 신을 만나다.'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 신이 있고, 그는 내가 운명이란 이름의 시련에 허우적 될 때마다 비웃 고있을 것이라는 생각. 죽게 되면 그를 만나 따지듯 하소연해보고 싶었다. 그런데 막상 생각을 달리해보니, 내가 죽는다는 것은 이제 그 신의 관심조차 끌지 못했다는 사실인데, 그건 그것대로 외롭고 비참한 결말이라는 생각. 그래서 말인데, 앞으로는 신님이 내게 조금의 장난을 치더라도 웃으면서 넘기도록 해야겠다.

Q. 마음에 갈등이 있으면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산꼭대기까지 뛰어서 올라갔다 오면 된다. 모든 것이 깨끗해질 것이다.(187쪽) 마음에 갈등, 고민 등이 있을 때 깨끗하게 푸는 자신만의 방법이 있나요?
-> 깨끗하게 푸는 것일지는 모르겠으나, 극단적 스트레스가 몰려오면 일단 어디서든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다잡는다. 내 심장의 요동에 맞추어 손가락으로 모스부호를 쳐본다. 두 주기가 바로 맞아떨어질 때가 되면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고 멎어버린 이성에 대한 응급처치를 할 수 있게 된다. 뭐 그래서 회복되지 않는다면 다 모르겠고 그냥 자버린다. 그게 가장 도움이 되는 방법인 듯하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