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시 & 공연

[뮤지컬] 파탈리떼 <소믈리에>

P.하루 2020. 11. 9.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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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탈리떼 <소믈리에> - 레몬트리 소극장

 뮤지컬 파탈리떼. 기존의 연극 작품을 뮤지컬로 각색한 작품. 부산 레몬트리 소극장에서 한시적 공연을 선보였다. 실종된 옛 연인을 잊지 못하고, 새로운 사랑을 받아들일 수 없는 한 남자의 사랑이야기. '파탈리떼'라는 특별한 와인에 얽혀있는 마법과도 같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비극적 결말을 맞이하는 연인과 또 아쉽게 이어지지 못하는 한 남녀의 안타까움을 느껴 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 전체적인 성격은 연극에 가까운 뮤지컬이라고 할 수 있었으며, 개인적으로는 노래가 좀 더 다채롭고 강렬한 인상을 남겼으면 좋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뛰어난 연기 및 노래실력으로 흥행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춘 듯하다. 지나치게 상업적이지도, 또 너무 진지하지도 않은 균형 잡힌 극 분위기여서 편안하고 즐겁게 감상할 수 있었다. 

파탈리떼 리허설 - 승우 / 채연 _ 출처 : 매일경제

  • 승우 - 박종찬

실종된 연인을 잊지 못하고, 과거에 머물러있는 남자. 소믈리에로 일하면서 잊힌 '은하'를 그리워하며 찾기를 희망한다. '은하'를 꼭 닮은 '채연' [같은 배우분이니까...] 에게 마음이 끌리지만, 그 마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과거와 현재 속에서 갇혀 사는 인물.  결국 비극적인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되고 새로운 시작을 위해 모든 것을 정리하지만, 정작 어떠한 이야기가 전개되었을지는 알 수 없게 마무리되었다 (아마 채연과 잘 만나지 않았을까?) 일단 잘생겼다는 느낌이 들었고 배우분 특유의 분위기와 목소리도 좋으셔서 전체적으로 정말 잘 어울리는 배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은하 / 채연 - 강지혜

은하 - 파리에서 실종된 '승우'의 옛 연인. 짧지만 강렬하게 사랑을 했지만 항상 의문점을 남기면서 사라지는 그런 수수께끼의 인물이었다. 결국 그녀의 정체가 밝혀지면서 사건은 일단락되지만, 정체가 너무 허무(?) 하면서도 바로 납득은 되었기 때문에 적절한 소재가 잘 활용된 듯하다. 극 중 긴장감을 계속 더해주는 역할을 통해 작품 전체의 분위기를 긴장감 있게 이끌어 간 배역이라고 생각한다.

채연 - '승우'를 연모하는 카페 사장님 역할. 그의 옛 연인 '은하'와 관련된 사연을 알고 있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승우에게 다가가기보다는 주변에서 바라만 보는 아련한 느낌을 잘 살린 배역이라고 생각한다. 결말부에서는 될 듯 말듯한 느낌으로 마무리되지만, 아마도 잘되지 않았을까?

두 캐릭터를 함께 연기했던 배우분이 너무 매력적이셨다. 코트하나 걸치고 머리를 조금 달리했을 뿐인데 다른 캐릭터의 느낌을 확 잘 살려주셔서 더욱 몰입감 넘치는 연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조만간 또 좋은 작품을 준비하실 듯한데, 기회가 되면 꼭 연기를 다시 보고 싶다.

파탈리떼 - 성찬

  • 성찬 外 다양한 조연 - 조창우

작품 전체의 흐름을 이끌어가는 명품 조연이었다. 재미요소를 충분히 챙겨가시면서도 허투루 연기하지 않아 다양한 표정 연기며, 배역에 대한 이해가 뛰어나서 신나게 웃으면서 작품을 감상하게 해 주셨다고 느낀다. 한 여자를 사랑하는 순수한 순정남 캐릭터인 '성찬'을 주로 연기하면서 뭔가 내 지난 연애의 모습이 스쳐가기도 하면서 지난 추억을 떠올리게 되는 계기를 제공하기도 했다.

제일 앞좌석에 앉아있어서 배우분과 소통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고무줄을 일부로 튕겨 당황하시게 만들었던 것도 기억에 남는다. 이런 연극스러운 부분도 적당히 관객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하며 재밌게 참여할 수 있었다.

 

  • 파탈리떼

 사전 지식 없이 입장을 했기 때문에 작품명의 의미에 대해서는 잘 생각해보지 못하고 감상했다. 감상 이후 검색을 하여 찾아보니 <1. 운명성, 숙명 성 2. 운명, 숙명 = destin 3. 필연, 불가피성 = nécessité>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었고 이는 작품의 주제와 정말 딱 맞는 내용이어서 오~ 하게 된 부분도 있었다. 가수 심규선의 노래 제목이기도 한데, 작품 중 사용되었어도 잘 어울릴만한 노래라는 생각도 들었다.

 작품 중 '마법의 와인'의 이름.  이런 와인이 있다면 꼭 하나쯤 소장하고 싶기도 하다.  정말 낭만적인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고, 결국 그 마법도 운명을 거스를 순 없었다는 것이 아쉽기도 했지만, '은하'를 꼭 닮은 '채연'을 마주 했던 것은 거대한 운명의 한 흐름 속에 함께하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 운명 같은 사랑

아직도 운명 같은 사랑을 꿈꾸고 있긴 하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그런 이야기는 비현실적인 이야기라는 생각도 많이 들긴 하지만, 아직 포기하기는 이르지 않을까? 사실 모두가 그런 것을 바라면서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정말 극단적 현실주의자에 가깝지만 '사랑'만큼은 이상향의 영역에 놔두고 싶다. 헛소리라고 생각하거나 바보 같다고 여겨도 좋다. 뭐 결국 내가 감내할 문제고 나는 그러한 운명을 믿고 싶다.

 

소믈리에 - 커튼콜 이후 개인 촬영

 아무래도 연극용 소극장이다 보니 음향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많이 남았다. 그렇지만 제일 앞자리에서 생생하게 감상한 덕분에 정말 기억에 남을 작품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나름대로 애쓴 부분이 많은 게 확연히 느껴지기도 했고, 적절한 장면 전환을 통해 속도감 있는 전개를 통해 끝나는 순간까지 몰입하여 재밌게 감상할 수 있었다. 특히 듀엣 부분에서는 노래와 함께 전해지는 애절한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이때에도 음향문제가 너무 아쉬운 대목이기도 했다.  마이크/음향 문제 그리고 뮤지컬이라는 장르에 걸맞은 인상 깊은 노래들을 잘 녹여낸다면, 사람들에게 더욱 관심받는 작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극이라는 구성의 한계를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느낌이 남아 규모가 큰 극장에서는 산만하다고 느껴질 수 있는 요소들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부산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수준의 우수한 작품이었다.

 

소믈리에 - 대학로 고스트씨어터

 부산 특별 공연을 마치고 대학로 고스트 시어터에서 2020.11.12부터 본 공연이 시작된다. 

"이 와인을 남녀가 함께 마시면,
죽음이 그 둘을 갈라놓기 전까지
절대 벗어날 수 없는 사랑에 빠진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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